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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메타 플랫폼스 '성장엔진' 빨간불 켜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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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메타 플랫폼스 '성장엔진' 빨간불 켜진 이유

페이스북 ‘일간 활성사용자 수’ 2004년 창업이래 첫 감소

페이스북의 스마트폰 홈 화면. 사진=MUO이미지 확대보기
페이스북의 스마트폰 홈 화면. 사진=MUO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 플랫폼스 주가가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대폭락하면서 관련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주가와 연동된 마크 저커버그 메타 플랫폼스 최고경영자(CEO)의 자산도 30조원 이상 증발했다.

그러나 메타 플랫폼스의 주가 폭락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몇가지 요인이 공통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더 근원적으로는 주가 차원을 넘어 페이스북의 성장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시장 관계자들이 가장 놀라운 소식으로 받아들이는 대목은 페이스북이 전날 진행한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공개한 페이스북 사용자 추이다. 페이스북이 지난 2004년 창업한 이래 처음으로 ‘일간 활성사용자 수(DAU)’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일간 활성 사용자’ 창업 이래 첫 감소

페이스북의 전 세계 일간 활성 사용자 수 추이. 가장 짙은 색이 북미 지역이다. 사진=메타홀딩스이미지 확대보기
페이스북의 전 세계 일간 활성 사용자 수 추이. 가장 짙은 색이 북미 지역이다. 사진=메타홀딩스


웹 사이트의 인기를 측정하는 지표로는 흔히 방문 수, 방문자 수 등이 활용되지만 모바일 앱의 경우에는 ‘일간 활성 사용자 수(DAU)’가 대표적인 지표로 활용된다.

특히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의 경우 모바일 앱의 DAU가 대표적인 성장 지표로 쓰이고 있다. DAU가 앱을 통해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실제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라서다.

PC 이용자보다 모바일 앱 이용자가 중요한 이유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소셜미디어 역시 모바일 앱을 통해 사용되는 경우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메타 플랫폼스의 4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지난해 4분기 DAU는 19억2900만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2021년 3분기 19억3000만명에서 100만명 정도가 감소한 것.

감소 폭이 큰 것은 아니지만 더 중요한 점은 페이스북이 생긴 이래 DAU가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사실에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페이스북의 DAU가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것은 창업 18년만에 페이스북의 고속 성장엔진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즉 폭풍 성장시대가 막을 내리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틱톡의 위협적인 성장세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있는 메타홀딩스 본사 입구. 사진=더버지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있는 메타홀딩스 본사 입구. 사진=더버지


중국계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인기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페이스북이 장악해온 소셜미디어 세계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도 페이스북의 성장세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메타 플랫폼스가 페이스북 자매사인 사진 기반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먼저 도입한 ‘릴즈(Reels)’란 짧은 동영상 서비스를 페이스북에도 최근 도입한 이유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릴스는 틱톡과 유사한 형태의 짧은 영상 플랫폼으로 밀레니얼 및 Z세대를 놓고 싸우는 경쟁에서 틱톡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릴스 서비스에 대한 저커버그 CEO의 기대도 상당하다. 그는 메타 직원들 앞에서 틱톡이 위협적인 존재가 됐음을 인정하면서 틱톡을 겨냥한 동영상 서비스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2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뒤 직원들과 가진 화상회의에서 “우리는 전에 볼 수 없었던 수준의 강력한 도전을 틱톡으로부터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젊은 세대와 멀어지는 페이스북


아예 페이스북에 무관심하거나 틱톡 같은 새로운 소셜미디어에 열광하는 MZ 세대가 갈수록 증가하는 것도 페이스북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배경이다.

실제로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가 지난해 9월 미국 청소년 1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81%가 인스타그램을, 77%가 메신저 서비스 스냅챗을, 73%가 틱톡을 주로 사용한다고 밝혔지만 페이스북을 주로 쓴다는 응답자는 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 내부적으로도 이같은 추세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온라인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페이스북 연구진이 10대 미국 청소년의 페이스북 이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사용자가 2019년 대비 45%나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