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2에서 논란이 된 앱은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다. GOS는 기기의 발열을 잡기 위해 게임을 플레이할 때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리는 앱이다. 그동안 해당 앱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비활성화할 수 있었으나 원UI 4.0 업데이트 이후에는 비활성화가 불가능하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반발이 더 커지고 있다.
이처럼 불만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2016년 갤럭시노트7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2016년 8월 출시된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 발화 사고가 연이어 일어나면서 대규모 리콜과 함께 출시 54일만에 단종된 제품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에서는 두 사례가 유사한 면을 보인다. 갤럭시노트7 이전만 해도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삼성전자는 10%대의 점유율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0%대 점유율로 급락해 현재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대대적인 리콜이 이뤄지면서 삼성전자 IM부문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할 수 있는 GOS 문제는 리콜까지 갈 가능성은 없다.
그럼에도 갤럭시노트7을 떠올리게 하는 이유는 삼성전자의 이 같은 발열 제어가 갤럭시노트7의 트라우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GOS를 처음 적용한 것은 2016년 2월 출시한 갤럭시S7부터다. 당시에는 게임 환경을 최적화하는 게임 튜너 앱에 적용됐으며 해상도와 초당 프레임 수를 조절하는역할을 했다. 이어 2020년부터 게임 튜너 서비스가 종료되고 GOS가 게임 성능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GOS는 그동안 일반 사용자가 제어할 수 없는 커널에 있는 앱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사용자들이 크게 인식할 수 없었다. 일부 사용자은 GOS를 우회하거나 비활성화 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이용할 수 있었으나 원UI 4.0 업그레이드에 따라 GOS가 커널에 통합되면서 우회 경로도 막히게 됐다.
갤럭시S22 울트라는 열을 빠르게 이동시키는 신소재를 사용했고 이를 위해 베이퍼 챔버의 위치도 이동시키면서 발열을 잡아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언팩 2022’에서도 별도의 세션을 통해 이 같은 부분을 강조한 바 있다.
발열을 잡아낼 신기술을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앱을 통해 성능을 제어하면서 과하게 발열을 잡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갤럭시노트7의 트라우마가 적용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당시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원인은 젤리롤 우측 상단 음극판 눌림이나 배터리 절연테이프 미부착, 절연테이프를 뚫고 나오는 현상 등이 거론됐다. 업계에서는 디바이스의 크기 대비 큰 배터리가 들어간 데다 배터리의 일부 불량이 발화 원인이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는 3500mAh로 전작보다 약 500mAh 컸다.
당시 삼성전자 IM부문을 책임지던 고동진 사장은 사과문을 통해 "이번 일을 계기로 안전에 대한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제품 품질과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에 둘 것"이라며 "소비자 여러분들로부터 배우고 발전한 역사를 토대로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시 뛰겠다"고 밝혔다.
이후 갤럭시S 시리즈와 노트 시리즈는 혁신 기술보다 안정성에 초점을 두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했다. 이 같은 노력이 GOS 논란에 이르러 ‘지나친 걱정’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OS를 통해 스마트폰 성능을 강제하면서 갤럭시S22 울트라의 발열 제어 기술이 실제로 발열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며 "이용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