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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 성토장 된 삼성전자 주총…한종희 "심려 끼쳐 송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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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 성토장 된 삼성전자 주총…한종희 "심려 끼쳐 송구"

사과·재발방지 요구하는 주주 목소리 이어져…노태문 사장 이사 선임 '갑론을박'

16일 오전 9시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3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사진은 이날 주총 모습.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16일 오전 9시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3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사진은 이날 주총 모습. 사진=삼성전자
16일 오전 9시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게이밍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과 관련해 경영진의 첫 사과가 나왔다.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 움직임이 일부 있었지만, 무난하게 통과됐다.

이날 주총을 진행한 한종희 DX부문 대표이사(부회장)는 GOS 논란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GOS와 관련해 주주와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고객 여러분의 마음을 처음부터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 말씀드린다”라며 고개 숙였다. 이어 “GOS는 게임들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해 스마트폰의 성능을 최적화하려는 의도로 기획했다”며 “고사양 게임은 장시간 일관성 있는 성능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적정 한도까지 CPU, GPU 성능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또 “처음부터 최상의 성능을 원한다는 고객 목소리가 많아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배포했다”며 “고객에게 이러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객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라고 전했다.
GOS 논란이 제기된 후 삼성전자 경영진이 주주와 고객을 대상으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삼성멤버스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사과한 바 있다. 또 스마트폰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0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타운홀 미팅에서 “소통이 부족했다”며 사과했다.

세트 사업을 총괄하는 DX사업부문의 대표이사인 한종희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주주와 고객을 대상으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GOS 논란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와 분노가 큰 만큼 정식으로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전자 주총이 열린 수원컨벤션센터 입구에서는 삼성전자 노조가 ‘GOS사태의 근본원인 노태문! 삼성전자 사내이사 선임 철회하라!’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필수인원만 주총에 참석한 만큼 대규모 시위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16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주총장 앞에서 삼성전자 노조원들이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철회를 요구하는 플랜카드를 들고 서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16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주총장 앞에서 삼성전자 노조원들이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철회를 요구하는 플랜카드를 들고 서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특히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한 반대 의견이 있었던 만큼 이날 주총에서 안건 통과 여부가 주요 관심사였다.

이날 주주들 사이에서는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한 주주는 “노태문 사장은 현재 GOS에 대한 합리적인 납득을 주지 못했다”며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많이 불안하다. 현재 진행 중인 하드웨어 사업의 총괄 책임에서도 손을 떼야 한다”고 말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노태문 사장은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다”라며 “MX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주주는 “(노태문 후보에 대해) 원가절감을 통한 영업이익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가치나 여러 면에서 고려가 필요하다.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면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애플 배터리 게이트도 시총이 상당히 많이 증발했고 피해 보상금도 나가고 있다. 적당한 원가절감은 중요하지만, 선을 넘으면 비판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찬성하는 한 주주는 “사업에 대해 실적이 있으면 그것을 더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태문 사장은 2017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으로 선임된 후 모바일 사업의 최대 실적을 이끈 바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이끌어 글로벌 리더쉽을 확보하기도 했다.

노태문 사장은 사내이사 선임의 건에서 전체 주식수 중 97.96%의 찬성을 얻어 가결됐다. 앞서 삼성전자 주주인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이사 선임에 대해 일부 반대표를 던진 바 있으나 노태문 사장의 이사 선임에 대해 찬성했다.

이날 주총은 현장에 514명의 주주들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주주들에게 별도의 온라인 시청 사이트를 마련했고 게시판을 통해 안건별로 질문할 수 있도록 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