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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구글·애플 '인앱 수수료 독점' 해체 수순 들어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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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구글·애플 '인앱 수수료 독점' 해체 수순 들어간 이유

글로벌 앱마켓 시장을 분점하고 있는 구글 플레이(위)와 애플 앱스토어. 사진=구글/애플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앱마켓 시장을 분점하고 있는 구글 플레이(위)와 애플 앱스토어. 사진=구글/애플

무려 30%에 달하는 앱스토어 수수료를 챙기면서 글로벌 모바일 앱 스토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온 구글과 애플의 갑질 체제가 해체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앱마켓의 양대산맥인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로 글로벌 모바일 앱마켓을 지배해온 구글과 애플의 공고한 담합 체제를 무너뜨리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 이용자들이 구글 플레이에서 결제를 할 경우 스포티파이가 제공하는 방식으로도 결제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허용키로 했기 때문이다.

구글과 애플을 비롯한 IT 공룡들의 시장 독점 행위를 규제하는 방향의 입법을 춪인해온 유럽연합(EU)에서도 구글과 애플이 자체 개발한 내부 결제 시스템만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적용해온 관행에 제동을 거는 내용의 법안을 제정키로 했기 때문이다.

◇구글, 스포티파이 요구 수용


26일(이하 현지시간) 야후뉴스에 따르면 구글이 스포티파이의 요구를 사실상 수용한 것은 구글과 애플의 인앱 결제 갑질이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울 가능성을 시사하는 사건이어서 두 기업의 갑질에 시달려왔던 앱 개발자를 비롯한 모바일 콘텐츠 사업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앞서 구글은 스포티파이에 대해 앱 장터내에서 스포티파이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23일 발표했다.

구글이 앱 장터내 외부 결제를 허용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구글은 일단 스포티파이부터 시작하지만 앞으로 허용 대상을 늘려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글은 “스포티파이를 시작으로 앱 사용자들이 결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앱 개발자들과 협력하겠다”면서 “한국에서 결제 선택을 허용하는 것을 계기로 일부 다른 나라들에서도 사용자들이 결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아누라그 라나 IT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야후뉴스와 인터뷰에서 “구글의 스포티파이의 제3자 결제 결제를 허용키로 한 것은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갑질 관행이 종막을 고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가벼운 뉴스가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구글 입장에서 앱마켓이 최대 30%의 수수료를 안겨주는 최고의 돈줄이라는 점에서 향후 행보를 좀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발 인앱 갑질 금지법 여파


구글은 실제로 우리나라 국회에서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가결한 이른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따라 한국에서는 앱 개발자가 원하는 결제방식을 앱 내에서 허용하겠다고 지난해 11월 발표한 바 있다.

한국에서 발효된 인앱 결제 금지법의 여파는 구글로 그치지 않고 있다. 비록 떠밀리는 방식이지만 구글에 이어 애플도 인앱 결제 금지법을 수용키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애플은 이 법을 준수하기 위해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앱스토어에서 제3자 결제 서비스를 허용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1월 제출했다.

인앱 결제 금지법은 애플, 구글 등 앱마켓 사업자가 30% 수수료가 부과되는 인앱결제를 앱 개발사에 강제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EU 디지털시장법 제정키로…애플 앱스토어 직접 타격

야후뉴스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의 인앱 결제 수수료 독점 관행이 철퇴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되는 이유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인앱 결제 금지 조치가 나온데 이어 EU 차원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구체적으로 모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는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 대기업의 독과점을 방지하는 내용의 '디지털 시장법'을 제정하기로 24일 결정했다. EU 회원국들이 동의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EU 디지털 시장법으로 가장 먼저 철퇴를 맞을 곳은 애플이다.

디지털 시장법이 실제로 통과되면 애플은 내년부터 EU 회원국에서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의 모바일 기기를 출시할 때 애플 앱스토어 외에 다른 업체에서 만든 앱 스토어도 설치해야만 한다. 애플 앱스토어로 수수료를 쓸어담던 시절이 종막을 고할 날이 머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