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상승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온택트 시대가 맞물리며 '무인(無人) 점포'가 전성기를 맞고 있다. 편의점, 카페, 아이스크림 판매점, 의류매장, 구내식당까지 업종을 불문하고 무인화로 전환되는 추세다. 골목상권에도 밀키트, 빨래방, 정육점 등 다양한 무인점포가 속속 등장 중이다.
무인화 시대는 코로나19가 앞당겼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자동판매 및 무인결제를 활용한 신규 매장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동기간 대비 440% 급증했다.
무인사업을 이끈 무인 아이스크림점도 팬데믹 이후 활성화됐다. 소상공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무인 아이스크림점은 4000개를 거뜬히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 전인 2019년(2200개)에 비해 2배 수준으로 늘었다. 상시 직원을 두지 않아도 되고, 창업비용이 비교적 저렴할 뿐 아니라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 부업으로 각광 받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편의점도 가맹점주의 경영 효율화를 위해 낮에는 무인, 밤에는 유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점포’를 중심으로 무인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현재 편의점 빅4가 운영하는 무인화 점포는 약 2400개 수준이다.
배스킨라빈스와 롯데리아 등 외식업계도 지난해부터 무인매장을 잇달아 오픈했다. 키오스크와 IoT 무인솔루션, 조리로봇이 투입돼 매장 내 직원이 필요하지 않다. 단체급식 사업장도 도시락이나 간편식을 비대면으로 판매하는 자판기 등을 설치해 무인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무인화 바람은 앞으로도 다양한 업종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리테일테크, 푸드테크 등 최첨단 기술도 점차 발전돼 가까운 미래의 무인매장은 보안과 이용 측면에서 보다 안정적 쇼핑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행정안정부는 스마트기술을 접못한 국내 스마트상점 규모가 2020년 10억달러(1조1745억원)에서 2025년 3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인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긍정적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무인 식품매장을 팬데믹 종료 후에도 방문할 의사가 묻는 설문에 소비자 77.1%가 ‘이용하겠다’고 응답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 키오스크로 셀프 결제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이미 젊은 층 사이에서는 무인화가 익숙한 상황”이라며 “큰 불편과 거부감이 나타나지 않고 있고 효율화 측면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어 앞으로 무인점포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도난 등 한계로 지적되는 요소들을 보완하는 시스템 개발 등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CCTV 등을 사용하는 일부 무인 아이스크림 점포를 제외하고는 도난 등의 사례가 보고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