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최대 광산기업이자 세계 최대 니켈 채광업체인 발레와 은밀히 공급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31일(이하 현지시간) 투자 전문매체 더스트리트에 따르면 이는 테슬라가 지닌 글로벌 경쟁력과 글로벌 원자재 확보 경쟁에서 크게 앞서 있는 것이 매우 직결돼 있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기민한 니켈 선점, 부품 수직계열화 일환
테슬라가 브라질의 발레와 니켈 공급계약을 맺은 사실을 가장 먼저 전한 곳은 블룸버그통신. 블룸버그는 발레를 비롯한 몇 개 니켈 채광기업과 몇 년간에 걸친 공급계약을 지난해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달리 테슬라는 이미 몇 년전부터 니켈 확보에 열을 올려온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추구해온 ‘부품 수직계열화’를 통한 글로벌 공급 안정화 전략의 개가”라고 전했다.
실제로 머스크 CEO는 지난 2020년 진행한 실적발표회에서 글로벌 니켈 생산업체들에 생산량을 늘릴 것을 촉구하면서 자신의 촉구에 호응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장기간 계약을 맺을 의사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그의 이같은 공언은 테슬라가 브라질이 자랑하는 세계 최대 니켈 채굴업체인 발레와 장기 계약을 맺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남으로써 허언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브라질에 본사를 둔 다국적 광산업체인 발레가 연간 생산하는 니켈의 량은 지난 2019년 기준 20만여톤으로 세계 1위다. 발레에 이어 러시아의 노릴스크가 연간 16만여톤의 니켈을 생산하고 있고 중국 최대 니켈 채굴기업인 진추안이 연간 15만톤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테슬라, 왜 발레와 계약 맺었나
더스트리트는 테슬라가 발레 측과 다년간 공급계약을 맺은 배경과 관련해 “주요 니켈 생산국에 속하는 러시아 외에 세계 최대 니켈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에서 니켈을 공급받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지만 발레가 생산하는 니켈은 고순도 1등급 제품인데 비해 인도네시아산 니켈은 순도가 떨어져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적합하지 않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발레가 테슬라에 공급키로 한 니켈은 발레가 캐나다에서 운영하는 광산에서 캐내는 1등급 니켈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발빠른 행보는 전기차 배터리에 생산에 필수적인 니켈의 수요가 앞으로 계속 확대돼 오는 2030년께 15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올해 기준 수요는 40여만톤이다.
이미 공개된 사실이지만 테슬라가 확보한 또다른 니켈 공급선은 미국 광산업체 탈론 메탈이다. 테슬라는 적어도 7만500톤에 달하는 니켈 정광을 6년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내용의 계약을 지난 1월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