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보다 틱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의류비보다 식비
스마트폰은 아이폰, 의류는 나이키
메타버스는 글쎄(?)
7일(이하 현지시간) 야후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는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가 최근 펴낸 미국 10대 소비자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대체로 확인된 10대 소비자들의 최근 성향이다.
중국계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인기가 페이스북 계열의 인스타그램을 압도하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우려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걱정보다 훨씬 크고 옷을 사는데 쓰는 돈보다 음식을 사먹는데 쓰는 돈이 더 많으며 스마트폰은 아이폰의 인기가 압도적이고 최근 뜨고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주류라는 것.
지난 2001년부터 6개월마다 발간되고 있는 파이퍼샌들러의 이 보고서는 미국 10대 소비자의 소비 동향을 한눈에 파악하는데 유용한 보고서로 알려져 있다. 특히 현재 10대는 Z세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이 보고서는 Z세대의 소비 성향을 가늠할 수 있는 보고서이기도 하다.
◇소셜미디어 틱톡>스냅챗>인스타그램>페이스북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10대 소비자와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과 이미지 기반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메타플랫폼스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를 물은 결과 틱톡이 33%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이 31%로 2위, 인스타그램이 22%로 3위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
Z세대에서는 틱톡과 스냅챗에 대한 선호가 뚜렷한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틱톡의 선호도는 6개월전 조사 때의 29%보다 올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인스타그램에 대한 선호도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페이스북을 선호한다는 응답한 10대 소비자는 3%, 페이스북의 경쟁 서비스 트위터를 꼽은 응답자는 2%에 각각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야후뉴스는 “메타플랫폼스는 광고가 수익모델이고 10대 소비자들의 동향이 광고 수익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들에게 다가가려고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경우에는 넷플릭스를 선호한다는 응답과 유튜브를 좋아한다는 응답이 동률(30%)을 기록했고 월트디즈니 계열의 훌루가 8%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버스 아직 잘 모르겠다”
마크 저커버그가 메타플랫폼스로 상호까지 변경해가며 새 비전으로 내세워 전사적인 노력을 야심차게 기울이고 있는 NFT(대체불가토큰) 서비스를 비롯한 메타버스 서비스에 대해서도 10대들은 아직 유보적인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10대 소비자의 48%가 메타버스 서비스에 대해 “아직 잘 모르겠다”거나 “아직 관심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가상현실(VR)을 체험하게 해주는 VR 헤드셋을 갖고 있다는 응답자는 26%로 나타났지만 매일같이 사용하는 비율은 5%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FT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6개월 전에 비해 커졌으나 실제로 NFT 자산을 거래해본 경험이 잇는 10대 소비자는 아직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는 지난 2월 16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미국 10대 소비자 7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통산 46번째 보고서다. 조사 대상자의 평균연령은 16.2세였고 평균 가구소득은 6만9298달러(약 8400만원)였다.
◇미국 경제 비관적 전망 71%
미국의 향후 경제에 대해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응답자는 7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전 조사 때와 비교해 상당한 폭으로 비관론이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전 조사 때는 56%, 1년 전 조사 때는 46%였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정치적 또는 사회적 현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13%가 러시아의 우크라아니아 침공 사태를 꼽아 1위를 차지했고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가 11%로 2위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인종문제와 휘발유 가격 급등이 각각 10%, 인플레이션이 4%로 나타났고 코로나19 사태를 걱정하는 비율은 매우 미미했다.
그럼에도 10대 소비자들의 올해 지출계획을 살펴보면 지난 2006년 정점을 찍은 것에는 여전히 크게 모자라지만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들이 올해 지출할 것으로 예상하는 금액은 1인당 평균 2367달러(약 288만원) 10대 소비자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고려해 추산하면 미국 전체 10대 소비자의 지출 규모는 올해 660억달러(약 80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6개월 전에는 옷을 사는데 쓰는 돈이 더 많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식비로 쓰는 돈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물가 급등이 식비 지출 증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애플 페이 인기, 벤모·페이팔 제쳐
한편, 주요 분야별 선호도를 살펴보면 의류 및 운동화 브랜드 가운데 나이키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요가복을 주로 만들며 젊은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캐다나 의류업체 룰루레몬가 부상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외식 브랜드 가운데서는 닭요리 전문점 칙필레의 인기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멕시코 음식 체인 치포틀과 스타벅스의 선호도가 그 다음으로 높았다.
또 응답자의 무려 87%가 애플 아이폰을 현재 쓰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쓸 것이라도 답해 아이폰에 대한 압도적인 선호도를 재확인해준 가운데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가운데 아이폰 사용자를 위한 애플 페이가 이 조사가 이뤄진 이래 처음으로 벤모(2위)와 페이팔(3위)을 제치고 1등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