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생활물가가 오르는 요즘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는 10년 3개월만에 처음으로 전년과 비교해 4%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 영향으로 외식물가는 전년 대비 6.6% 올라 23년 1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해 최악의 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가성비’를 높인 제품 또는 프로모션을 전개해 고물가에 움츠러든 소비 심리 공략에 나섰다. 먹거리 구성과 양을 넉넉하게 늘리는 동시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해 높아진 외식물가에 따른 고객 부담을 덜겠다는 의도다.
편의점 CU는 자취를 감춘 2000원대 도시락을 출시했다. 이 도시락은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함께 기획한 것으로 학생들을 겨냥해 만들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운영이 어려워진 교내 학생식당들이 운영을 중단하거나 메뉴 가격을 20~30% 가량 인상하면서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의 식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 주목, 가성비를 극대화한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서울 소재 주요대학 구내식당 메뉴 가격은 3000~5000원대로 인상됐고 고시생의 소울푸드인 ‘노량진 컵밥’ 조차 올해 초부터 가격을 인상하면서 3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CU가 이번에 출시한 도시락은 2900원으로 학식과 가성비로 유명한 노량진 컵밥보다 저렴하다. 가성비를 자랑하는 도시락은 총 2종으로 출시됐다. △청양 어묵 덮밥 △소시지 김치 덮밥이 그 주인공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원재료를 대량 매입해 단가를 낮추고 레시피 단순화로 조리 공정도 최소화했다. 가격은 낮췄지만 국내산 새청무 쌀, 돈육 함량이 높은 프리미엄 소시지 등을 사용해 퀄리티는 양보하지 않았다.
외식가격 인상으로 점심시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롯데리아는 ‘든든점심’ 운영을 확대해 고객 혜택을 강화 중이다.
롯데리아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다양한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든든점심’을 오후 4시까지로 연장한 ‘든든점심플러스’를 오는 27일까지 운영한다.
가성비를 강조한 이번 프로모션의 적용 메뉴는 △치킨버거세트 △핫크리스피버거세트 △불고기 4DX 세트 △모짜렐라인더버거 세트 4종이다.
지난달 신세계푸드는 가격 부담을 낮춘 ‘노브랜드 피자’를 론칭했다. 서양식 패스트 푸드를 자주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가성비 좋은 가격으로 푸짐하고 독자적인 감칠맛의 피자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노브랜드 피자 가격은 글로벌 피자 브랜드 유사 메뉴 대비 약 20% 저렴한 1만4900~2만3900원이다. 신세계푸드는 소비자들의 외식 가격 부담이 가중되는 때에 합리적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국내 토종 피자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 중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연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물가 인상에 넉넉한 양, 좋은 품질, 합리적인 가격까지 삼박자를 갖춘 가성비 높은 상품을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프리미엄 상품부터 가성비 상품까지 다양한 가격대와 콘셉트의 상품들을 출시해 고객들의 니즈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