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에 따르면 SNK는 14일 주주총회서 SNK는 자진 상장 폐지, 임원진 교체 등을 결의했다. 이후 코스닥 상장 본부는 SNK 상장 폐지 신청을 접수, 14일 오후 5시 28분을 기점으로 주권매매거래를 정지했으며 심사 절차에 따라 SNK의 상장 폐지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EGDC는 사우디아라비아 제1부총리·국방장관 등을 겸임 중인 실무 권력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개인 펀드 '미스크 파운데이션'이 소유한 게임사로 2020년부터 SNK 인수 추진, 지난해 3월 기존 1대 주주였던 홍콩 게임사 주이카쿠의 지분 33.16% 전액을 매수했다.
SNK는 1973년 일본에서 '신 일본 기획(Shin Nippon Kikaku)'라는 이름으로 창립된 장수 게임 개발사다. 1980년대 일본 게임시장의 주류였던 아케이드 게임을 주로 개발했으며 대표작 '메탈 슬러그' 시리즈와 '더 킹 오브 파이터즈(KOF)' 시리즈는 한국을 포함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해 최근까지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게임사인 SNK가 한국과 연을 맺게된 것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SNK는 오랜 기간 이어진 경영난으로 380억엔대 부채를 안고 파산했고, 경영진은 회생절차를 밟는 한편 분신 회사 '플레이모어'를 설립했다.
플레이모어는 이후 SNK 브랜드명과 게임 IP를 2년에 걸쳐 되찾은 후 'SNK 플레이모어'란 이름으로 재탄생했는데, 이 과정에서 해외 유통 파트너였던 한국 게임사 이오리스(현 네오리스)가 공동 개발사란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약 10년이 흐른 2015년, 현재 '히어로즈 테일즈'를 서비스 중인 중국 게임사 37게임즈에 약 740억원에 인수된다. 이후 SNK의 경영권은 여러 중국계 회사를 거쳐 주이카쿠에게 넘어갔고, 2017년부터 코스닥 상장을 추진해 2019년 5월 7일 기업 공개 절차를 마무리했다.
SNK가 자진 상장 폐지를 결의한 데는 2020년부터 시작된 경영난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SNK는 일본 회계연도 기준 지난해(2020년 8월 1일~2021년 7월 31일) 연결기준 매출 66억엔(약 644억원), 영업손실 7억엔(약 69억원)으로 전년 대비 영업적자로 전환했으며 올 상반기에도 매출 32억엔(약 317억원)에 영업손실 2억엔(약 21억원)을 기록했다.
상장폐지와 더불어 SNK에선 14일 주이카쿠 대표를 겸임 중인 갈지휘 SNK 각자대표가 대표이사를 사임, 마츠바라 켄지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마츠바라 대표는 지난해 7월부터 SNK를 이끌고 있으며 이전에 세가게임스, 코에이테크모, 징가 일본지사 대표 등을 역임해왔다.
아울러 허비룡·허철 사외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퇴하고 그 자리에 쓰루미 나오야 세가사미 홀딩스 고문·우치다 시로 SAP재팬 대표 등을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했는데, 이는 마츠바라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 체제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비상장사로 새로 시작하는 것을 앞둔 SNK의 핵심 비전은 블록체인 사업이다. SNK는 블록체인 파트너사 피디엑스(PD.X)를 통해 게임용 블록체인 '온버프'를 2019년 론칭했으며, 지난 1월 10일 알리바바 옥션서 온버프 토큰(ONIT) '메탈 슬러그', 'KOF' NFT(대체불가능토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온버프는 현재 한국 게임사 그라비티와 협업, '라그나로크' IP 기반 블록체인 게임을 준비 중이며, '뽀롱뽀롱 뽀로로' 원작사 아이코닉스 등과도 협업 중이다.
SNK 측은 "모바일 플랫폼의 등장이 게임 등 콘텐츠 IP 로열티 매출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했다면 다음 타자는 블록체인이라고 생각한다"며 "블록체인을 통해 게임 관련 IP 사업이 더욱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