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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미국인 일상 회복에도 바이든 지지율 떨어지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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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미국인 일상 회복에도 바이든 지지율 떨어지는 이유는

대면 근무 전환으로 폭등한 물가 실감… 미국인 실소득 줄어들어
미국인들이 직장으로 복귀하면서 천정부지로 뛴 물가를 체감하고 있다. 사진=BBC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인들이 직장으로 복귀하면서 천정부지로 뛴 물가를 체감하고 있다. 사진=BBC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서 벗어나 정상 생활로 복귀하고 있다. 미국의 정부와 민간 기업이 대면 근무 체제로 돌아가고, 각급 학교도 전면적인 대면 수업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 사회가 정상을 회복할수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한다. 천정부지로 뛴 물가 때문이다. 그동안 재택근무로 인해 8.5%가 오른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체감하지 못했던 미국인들이 직장으로 복귀하면서 생활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을 실감할 것으로 보인다. 휘발윳값, 커피와 음식값 등 모든 물가가 뛰었다. 봉급이 올라도 물가를 쫓아갈 수가 없어 미국인들의 실소득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4월 10∼1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8만 4,000건으로 집계됐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전주보다 2,000건 감소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보다 낮은 수준이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5만 8,000건 감소한 141만 7,000건으로 1970년 2월 이후 4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권자들이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경제를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음에도 유권자들은 나빠진 살림살이를 정부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으려 하지만, 금리가 갑자기 오르면 경기가 위축된다. 연준이 미국 경제를 연착륙시키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월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2019년에 갤런당 2.60달러 안팎이었으나 지난달에는 갤런당 4.33달러(약 5,300원)로 치솟았다.

미국에서는 점심(런치)과 인플레이션을 결합한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퍼지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기술기업 스퀘어 분석에 따르면 랩(토르티야로 재료를 감싼 샌드위치)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18% 올랐고, 샌드위치는 14%, 샐러드는 11% 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군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혼란을 계기로 취임 첫해부터 지지율 하락에 직면했다. 미 퀴니피액대가 지난 7∼11일 성인 1,41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33%에 불과했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54%였다.

CNBC 방송이 7∼10일 800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38%로 이 매체 조사에서 최저치 기록을 세웠다. 여론조사 업체 유거브(YouGov)의 지난 2월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차기 출마에 대한 지지율이 각각 21%와 18%로 나타났다.

오는 11월에는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3분의 1을 새로 뽑는 중간 선거가 있다. 이번 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낮은 국민적 지지로 인해 여당인 민주당이 참패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 선거 이후 여소야대 정국 구도가 형성되면 국정 수행 능력이 급격히 떨어져 더욱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그가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할 수 있을지 불확실해질 수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