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산하 그라운드X가 개발해 2019년 출시된 클레이튼은 현재 국내 P2E 게임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퍼블릭 블록체인이다. 카카오게임즈 산하 메타보라의 보라(BORA)는 물론 위메이드 위믹스(WEMIX), 넷마블 마브렉스(MBX), 네오위즈 네오핀(NEOPIN) 모두 클레이튼을 메인넷으로 두고 있으며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화하지 않은 펄어비스도 클레이튼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둔 상태다.
클레이튼의 개발 목적은 이더리움(ETH)을 대체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이다. 이더리움을 메인넷으로 두고 서비스체인(이더리움에선 '사이드체인')을 쉽게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은 같으나 변동 수수료(가스비) 방식을 취한 이더리움과 달리 고정 수수료를 받는다는 것, 고객이 원하는 수준으로 노드(네트워크 참여자) 수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 등이 장점이다.
끈끈한 파트너십 또한 눈여겨볼만하다. 넷마블·위메이드·네오위즈 모두 클레이튼 파트너사 목록 '거버넌스 카운슬'에 포함됐으며 이중 위메이드와 네오위즈는 '보라'와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카카오 측에서도 지난 3월 클레이튼 그로스 펀드를 통해 네오핀에 투자했으며, 연달아 카카오게임즈가 지난달 위믹스 거버넌스 파트너로 합류했다.
다만 위메이드는 장현국 대표가 지난 2월 "위믹스를 기축 통화로 하는 자체 메인넷 구축에 나설 예정"이라고 지난 2월 발표했다. 위메이드는 올해 안에 위믹스 기반 게임 100종을 론칭하는 것이 목표라고 발표했는데, 클레이튼의 서비스체인 지위로는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측된다.
넷마블 역시 MBX 기반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자회사 넷마블F&C에서 펼도로 아이텀(ITAM)을 기반으로 한 NFT(대체불가능토큰) 게임 '골든 브로스'를 준비하는 등 '투 트랙 전략'을 활용 중이다. 아이텀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블록체인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SC)'를 메인넷으로 두고 있다.
클레이튼이 라이벌로 삼은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업체들도 있다. 넷마블의 해외 독립 법인 잼시티는 현재 개발중인 신작 '챔피언스: 어센션' NFT를 지난달 이더리움 기반으로 출시했다. 최근 펄어비스 자회사 넷텐션 등과 파트너십을 맺은 플레이댑(PLA) 역시 2019년 클레이튼과 파트너십을 맺긴 했으나 메인넷 자체는 이더리움으로 두고 있다.
크래프톤은 산하 독립 스튜디오 라이징윙스가 보라를 기반으로 한 신작 '컴피츠'를 선보일 예정이나, 본사는 이와 별개로 솔라나(SOL)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또한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제트와 파트너십을 체결, 'NFT 기반 메타버스'를 개발 중이다.
컴투스 그룹은 자사 블록체인 C2X의 메인넷이자 핵심 파트너로 테라(TERRA, 암호화폐 티커명 LUNA)를 선택했다. 지난달 14일 자사 대표작 '서머너즈 워: 백년 전쟁'에 C2X 기반 경제 시스템을 업데이트한 데 이어 28일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를 출시했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국내로만 범위를 좁히면 클레이튼의 영향력이 커보일 수 있지만, 세계로 눈을 넓히면 수많은 블록체인사들이 게임 사업에 눈독들이며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게임은 아직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만큼 언제든 판도가 뒤집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