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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때문에 '트위터 광고 거부 사태' 벌어질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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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때문에 '트위터 광고 거부 사태' 벌어질 수 있는 이유



빌 게이츠 MS 창업자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에 출연해 일론 머스크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NBC이미지 확대보기
빌 게이츠 MS 창업자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에 출연해 일론 머스크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NBC

트위터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인수 제의를 받아들이면서 상장기업에서 개인회사로 바뀔 예정이다.

머스크가 인수 계획 발표 전부터 트위터를 뜯어고치겠다고 공언해왔다는 점에서 트위터가 앞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머스크가 예고한 트위터 수술 계획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트위터 안팎에서 거세지면서 머스크의 행보가 커다란 복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머스크의 라이벌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트위터가 머스크의 개인회사로 바뀌면 미래가 암울할 것이라고 딴지를 걸기 시작했고 일부 시민단체들이 트위터가 가짜뉴스를 비롯한 허위정보의 온상으로 바뀔 경우 트위터와 관계를 끊으라는 압박이 트위터의 주요 광고주들을 상대로 가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 vs 가짜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여러 가지 개혁 방안이 트위터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트위터의 콘텐츠 관리 정책에 변화가 생길지, 즉 콘텐츠에 대한 사실상의 검열이 없어질지 여부다.

머스크가 애초부터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그동안 제대로 보장하지 않았다는 점을 트위터를 인수하려는 이유라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가짜뉴스를 퍼뜨리거나 폭력행위를 선동하는 내용의 콘텐츠까지 표현의 자유로 인정할 수 없다는게 그동안 트위터의 입장이었고 트위터는 실제로 트위터를 기반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영구퇴출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상당수 정치인을 비롯한 미국의 보수세력은 보수적인 여론을 부당하게 억압하는 행위라고 반발해왔고 머스크도 이런 입장에 사실상 동조해왔기 때문에 트위터에서 쫓겨난 뒤 독자적인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만든 트럼프가 트위터로 되돌아올 것이란 관측까지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게이츠 “트위터, 머스크 인수뒤 더 나빠질 것”

빌 게이츠 MS 창업자가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마련한 CEO 관련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WSJ이미지 확대보기
빌 게이츠 MS 창업자가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마련한 CEO 관련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WSJ


머스크의 라이벌이지만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많은 논란 끝에 확정되기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게이츠 MS 창업자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게이츠는 미국 NBC방송의 아침 뉴스쇼 ‘투데이’에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출연한 자리에서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 의견을 밝혀달라는 질문을 받고 머스크에게 ‘병 주고 약 주는듯한’ 의견을 피력했다.

먼저 그는 “오늘날의 테슬라를 이룬 위대한 성과, 기후변화 노력에 기여하고 있는 점, 스페이스X를 통해 추진하는 일 등을 생각하면 머스크는 과소평가할 대상이 아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게이츠는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트위터를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잘 보이지 않는다”면서 “(소설미디어라는) 디지털 공간은 흥미로운 주장과 잘못된 주장이 모두 빠른 속도로 유통되는 곳”이라면서 “디지털 공간이 진실을 드러내는데 기여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혁신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해 머스크의 방침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마련한 CEO 관련 간담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더 노골적으로 머스크의 행보를 비판했다. 게이츠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려는 목적이 뭔지 잘 모르겠다”면서 “소셜미디어는 허위정보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트위터가 머스크의 개인회사가 되면 더 나빠질 것 같다”고 밝혔다.

◇가짜뉴스 반대 시민단체들, 트위터 주요 광고주에 압박


미디어매터즈포아메리카 홈페이지. 사진=MMA이미지 확대보기
미디어매터즈포아메리카 홈페이지. 사진=MMA


CNN 등 외신에 따르면 게이츠와는 별개로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뉴스나 혐오성 콘텐츠의 유통을 강력하게 규제할 것을 촉구해온 26개 시민단체는 가짜뉴스 추방 운동단체 ‘미디어매터즈포아메리카(MMA)’ 명의로 3일 세계 최대 청량음료 제조업체 코카콜라, 미국 굴지의 엔터테인먼트기업 디즈니, 세계적인 맥주업체 크래프트 등 트위터에 광고를 주는 유명 대기업들에 공개서한을 보냈다.

지난 2020년 일부 미국 대기업들이 가짜뉴스와 혐오를 조장하는 허위정보를 방치했다는 이유로 글로벌 소셜미디어업계의 양대산맥에 속하는 페이스북에 대한 광고 게재를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는데 이같은 일이 트위터에서도 벌어질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MMA는 이 서한에서 “트위터의 주요 광고주들이 혐오와 극단주의를 조장하고 허위정보를 퍼뜨기고 음모론이 판치는 것을 방치하는 소셜미디어에 광고를 주게 될 경우 똑같이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기존의 콘텐츠 관리 정책을 포기할 경우 광고 거부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문제가 가짜뉴스 추방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 차원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MMA가 트위터 광고주들에 대한 압박에 나선 것과 관련해 자유주의 성향으로 유명한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를 비롯해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한 적이 있는 진보인사들이 이같은 움직임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