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문재인 정부는 2020년 대형마트 4사와 '종이상자 자율포장 금지'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비닐 테이프와 노끈 등의 사용을 금지했다. 비닐 테이프 사용이 종이박스 재활용을 막는다는 이유였다.
아직까지 주요 대형마트는 정부로부터 이와 관련한 어떠한 지침과 가이드라인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수위과 관련 언급을 해온 만큼 정부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미 각 사마다 대여용 장바구니를 세분화해 운영 중인 상황이라 포장재 재배치는 갑작스러운 부분도 있다"며 "소비자 편익을 고려해 재검토되는 사안인 만큼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면 최대한 소비자를 위한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기후위기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한국환경회의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임기 시작도 전에 소비자 편의를 내세워 대형마트 포장재 규제를 완화해 시민들의 혼라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9일 퇴임한 한정애 전 환경부 장관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보탰다. 이미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정책인데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것.
소비자들은 갑론을박 중이다. 일부 소비자는 친환경 소재의 포장재를 사용하면 환경적이면서도 소비자 편의를 높일 수 있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장바구니 문화가 어느 정도 정착됐고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려면 정책을 뒤집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한다.
경기도 과천에 거주하는 주부 신 모씨는 "박스 테이핑을 안하고 물건을 담았다가 바닥이 터져 과일이 깨진 경험도 있어 포장재 부활에 찬성한다"며 "다만 테이프와 노끈은 환경을 위해 다른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경기 지역 커뮤니티에는 "편리해지는 것은 맞지만 환경을 생각하면 좋은 방향인지 모르겠다"며 "어렵게 정착된 친환경 정책인데 이를 왜 뒤집으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