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의 먹거리 가격 인상은 이미 지난달부터 시작됐다. 가성비가 높아 출근길 직장인들이 자주 찾았던 편의점 원두커피 가격도 지난달을 기점으로 올랐다. 1000원 커피로 사랑받던 CU '겟(GET) 커피'는 지난달 8일부터 30% 올린 1300원에 판매 중이다.
편의점 인기 간식이자 야식인 치킨(닭 튀김류) 가격도 치솟는 물가를 견디지 못하고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CU는 이달 1일부터 닭다리·넓적다리 가격을 2200원에서 2500원으로 올렸고 자이언트통다리는 37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렸다. 자이언트 순살치킨은 6900원에서 7900원으로 1000원이나 인상됐다.
내일(19일)부터는 이마트24가 김밥, 햄거버 등 24종의 가격을 100~200원 올린다. 앞서 지난달 세븐일레븐은 도시락, 김밥, 햄버거 등 13여종의 가격을 100~300원 인상했다.
제품을 납품하는 협력사의 가격 인상 요청과 원두, 밀가루를 포함한 원부자재 값이 크게 오른 것이 편의점의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공 후 국제 밀가루, 식용유 가격이 크게 뛰었다. 이 여파는 국내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올 1분기 밀가루 1㎏ 가격은 전년 대비 15.2%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식용유 값은 12.6% 올랐다.
미국 등 주요 밀 생산 국가의 밀 생산량이 이상 기후로 급감한 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업계의 추가적 가격 인상도 예상된다.
편의점업계는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건비,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협력사에서 가격 인상 요청이 오기 시작했다"며 "협력사와 인상률을 조율해 최대한 가격 인상을 방어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가격 인상 요인이 많이 쌓여 있어 불가피하게 일부 품목 가격을 조율하게 됐다"면서 "일부 점주들도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