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구입하는 순간부터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사고가 나지 않아도, 심지어 차량을 몰지 않고 가만히 두더라도 시간이 흐르면서 가치가 떨어지는 대표적인 감가상각 자산이라서다.
감가상각이란 자동차를 최초로 구매한 시점에서부터의 가격 차이를 뜻하는 것으로 나라마다 적용하는 기준이 조금씩 다르지만 구입 첫해에는 15~35%, 구입 후 3년 동안 최대 50%까지 감가상각이 이뤄지는게 일반적이다.
미국의 경우 자동차거래 플랫폼 에드먼즈닷컴이 평균적으로 1년차에 들어선 신차는 30.5%, 2년차 신차는 7.7%, 3년차 신차는 6.8%의 감가상각이 누적으로 발생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적도 있다.
감가상각률은 중고차의 가치, 즉 중고차의 가치를 따지는데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데 전기차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자동차 데이터 분석 사이트 아이시카즈가 지난 2020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내연기관차에 비해 전기차의 감가상각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최근 영국에서 주요 전기차 브랜드를 상대로 감가상각률을 조사한 결과 기아차와 테슬라가 대조적인 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 쏘울 EV 감가상각률 49%
1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영국의 자동차 보증관리 전문업체 모터이지가 판매량이 많이 주요 글로벌 전기차 모델을 상대로 감가상각률을 조사·분석해 최근 발표했다.
현재 팔리고 있는 신차 전기차 모델의 가격을 2019년식 중고 전기차 모델의 가격과 비교해 감가상각률을 따졌다.
모터이지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모델 가운데 감가상각률이 가장 높은 전기차는 기아자동차의 쏘울 EV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식 기아 쏘울의 가격과 2022년식 기아 쏘울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49%나 가격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
영국 시장 기준으로 2019년식과 2020년식 사이에 1만7851파운드(약 2800만원)의 가격 차이가 있었다.
익스프레스는 “쏘울 EV는 기아차가 영국 전기차 시장에 초기부터 선보인 모델에 속하는 것으로 내연차 모델과 전기차 모델이 함께 공급되다 현재는 전기차 모델만 시판되고 있다”고 전했다.
기아 쏘울 EV 다음으로 감가상각률이 높은 전기차 모델은 르노 조, 재규어 I-페이스 S, 스마트 포투 프리미엄, 현대 아이오닉 프리미엄 등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모델3 스탠더드 15%
모터이지에 따르면 정반대로 감가상각률이 전체적으로 낮은 편에 속하는 브랜드는 테슬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델3 가운데 가장 저렴한 모델3 스탠더드의 경우 구매한지 3년이 흘렀는데도 감가상각률이 15%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금액으로 따지면 3년 동안 감가상각된 것이 7000파운드(약 1100만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테슬라 모델S, 테슬라 모델3 롱레이지는 닛산 리프 테크나, BMW i3, 현대 코나 프리미엄, 메르세데스-벤츠 EQC400, 아우디 E-트론과 함께 감가상각률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