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친환경 미래 교통수단으로 전기자동차가 꼽히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전기차보다 전기자전거의 인기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이 앞다퉈 ‘탄소 제로’ 시대를 향해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커질 수 밖에 없는 글로벌 e모빌리티 시장의 향배를 전기차와 아울러 전기자전거가 주도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전기자전거 출퇴근 18%> 전기차 출퇴근 7%
3일(이하 현지시간)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이같은 흐름은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이트가 최근 유럽 최대 전기차 시장인 독일에서 직장인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조사에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전기로 굴러가는 이동수단을 현재 이용하고 있는지와 이용하고 있다면 어떤 유형의 수단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이뤄졌다.
그 결과 일반의 인식과는 달리 전기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딜로이트가 펴낸 ‘전기자전거 시대의 도래’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18%가 전기차를 e모빌리티 수단으로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히 레저의 목적이나 운동용으로 전기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를 대체하는 이동수단으로 전기자전거를 이용한다는 뜻이다.
반면, 전기차를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7%로 2위를 기록했다. 전기스쿠터를 이용한다는 응답자도 똑같이 7%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전기오토바이를 이용한다는 응답자가 2%로 나타났다.
전기차 선진국인 독일의 경우 전기자전거를 본격적인 이동수단으로 활용하는 국민의 비율이 전기차나 전기스쿠터보다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전기자전거 인기가 더 많은 이유
딜로이트는 일반적인 인식과 다르게 전기자전거의 인기가 많이 더 높은 이유도 분석했다.
그 결과 e모빌리티 수단 가운데 전기자전거가 기존 교통수단을 대체하기에 가장 매력적인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기존 교통수단을 대체하는 매력도를 1점(가장 매력적이지 않음)에서 4점(가장 매력적임) 사이로 측정한 결과 전기자전거의 매력도가 2.7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고 전기차는 2.6을 얻어 근소하게 밀렸다. 3위는 전기스쿠터로 2.2점이었다.
매력도를 따지는데 적용된 기준으로 크게 이동수단으로서 실용성, 다른 교통수단을 대체할 수 있는 능력, 지속가능성, 재미 등이 적용됐는데 전기자전거는 실용성에서 62%, 대체 능력에서 46%, 지속가능성에도 41%, 재미에서 37%를 각각 얻어 전체적인 매력도 측면에서 으뜸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딜로이트의 이번 보고서는 앞서 나온 연구 결과들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라고 일렉트렉은 전했다.
영국자전거협회(UKBA)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영국에서 시판된 전기자전거는 총 16만대 수준으로 전기차 판매량 10만8000대를 손쉽게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전기자전거협회(LEVA)도 올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에서 지난 한해 수입한 전기자전거가 79만대에 육박해 지난 2020년과 비교해 무려 70%나 급증한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