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대란이란 지난 2017년부터 GPU를 활용한 암호화폐 채굴이 성행함에 따라 공급이 교란되고 중고 거래가도 치솟아 일반 이용자들이 원하는 GPU를 제 값에 구매하지 못하게 된 현상을 일컫는다.
RTX30 시리즈 중 가장 먼저 출시된 'RTX 3080'의 정가는 699달러(약 91만원)였다. 미국 전자상거래 사이트 이베이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RTX3080은 중고시장에서 정가의 3배에 가까운 1900달러(약 248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이베이에 등록된 RTX 3080의 가격은 올 2월을 기점으로 1000달러 아래로 내려왔으며, 지난달 말에는 출고가와 거의 같은 700달러(약 912만원) 초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온라인 가격비교 플랫폼 다나와에 따르면, RTX 3080은 대체로 100만원대, 최저 96만원에 거래가가 형성돼 출고가에 거의 근접한 가격을 보이고 있다.
모건 스탠리 은행은 "암호화폐를 대표하는 이더리움(ETH)이 발행 알고리즘을 채굴 채산성이 좋은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 형태로 바꿀 계획"이라며 "가상자산 채굴수요 감소, 재택 근무 축소 등이 더해져 내년 1분기까지 GPU 수요가 위축되고 공급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고거래 사이트 이베이(eBay)의 GPU 가격을 2020년 말부터 모니터링해온 더 버지의 숀 홀리스터 편집장 역시 "올해 들어 주요 GPU 거래가는 거의 절반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며 "GPU 공급 부족 사태는 끝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보도했다.
다만 GPU 가격이 내린 지금이 구매를 위한 적기인가에 관해 홀리스터 편집장은 "중고 시장에 나온 GPU는 대부분 2년 가까운 시간동안 암호화폐 채굴에 '혹사'당해왔다"며 "PC를 장기간 이용하고자 한다면 조금 더 시장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GPU 신제품 공급을 통한 시장 순환이 빠르게 이뤄지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는 올 8월부터 지포스 GPU 신제품 'RTX 40' 시리즈를 올 9월부터 출시할 예정이나 톰스하드웨어·비디오카즈 등 여러 외신들은 공급망 차질로 인해 출시일이 올 11월, 나아가 내년까지도 미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영국 IT 매체 테크 레이더는 변화무쌍한 암호화폐 시장의 특성상 '암호화폐 겨울'로 불리는 불황기가 생각보다 빨리 마무리될 수 있으며 여기에 신형 GPU 출시가 맞물린다면 2020년 말 RTX 30 시리즈때처럼 GPU 대란이 다시 한번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스 웨더베드 테크 레이더 기자는 "지난 2년간 GPU 대란은 신형 그래픽카드는 물론, 구형 그래픽카드마저 채굴 사업자들이 쓸어가는 양상을 보였다"며 "가상자산 시장이 회복되고 채굴 기술이 변화한다면 언제든 GPU 공급 대란은 부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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