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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원전 없애는 건 미친 짓" 주장하고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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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원전 없애는 건 미친 짓" 주장하고 나선 이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7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7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로 인류 문명이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해온 일론 머스크가 지구촌이 당면한 또다른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화두를 던졌다.

전세계가 원자력 발전소를 늘리느냐 없애느냐의 문제를 놓고 양분된 가운데 원전을 없애는 것은 인류의 위기를 자초하는 반인류적인 행위이라고 규정하면서 오히려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닥친 현재로서는 폐쇄한 원전을 다시 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머스크는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이 일반화되기 전까지는 과도기적 조치로 탄소배출이 낮으며 발전 효율은 가장 높은 원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그동안 제기해왔는데 이번에는 한층 더 높은 강도로 원전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머스크의 이같은 주장은 특히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으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으면서 보복조치로 유럽에 대한 에너지 수출을 줄이면서 유럽이 올겨울 사상 최악의 에너지 위기를 맞을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머스크 “자연재해 없는 독일서 원전 줄이는 것 이해불가”


주요 국가별 원자력 발전소 폐쇄 현황. 사진=IAEA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국가별 원자력 발전소 폐쇄 현황. 사진=IAEA


27일(이하 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올린 트윗에서 “원전을 없애는 것은 환경이라는 측면에서나 국가 안보라는 측면에서나 미친 짓”이라면서 “오히려 원전을 이용한 발전량을 전세계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캇 모어필드라는 트위터 사용자가 앞서 이날 “원자력은 청정 에너지이자 효율이 높은 에너지일뿐 아니라 화석연료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라면서 “이른바 환경보호론자로 불리는 자들은 청정 에너지를 추구하지 않는 반인류적인 세력”이라고 주장하며 올린 글에 호응하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미 의회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원전 폐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100기에 육박하는 원전을 운영하고 있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을 보유한 미국의 경우 지난 2012년 이후 총 12기의 원전을 영구적으로 폐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집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는 총 203기의 원전이 폐쇄된 가운데 미국을 위시해 독일, 일본, 영국이 가장 많이 원전을 폐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가 원전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3월 비즈니스인사이더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원전은 폐쇄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늘려야 하는 대상이란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면서 “그 이유는 원전만큼 빠른 속도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수단이 (현재로서는)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가 믿을만한 대체 에너지로 자리 잡기 전까지는 원전은 필수적인 에너지로 남을 수 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머스크는 특히 당시 올린 트윗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에 에너지 위기가 닥쳤음에도 원전 축소 정책을 바꾸지 않고 있는 독일 정부의 행보를 정면으로 비난했다.

그는 “독일은 지리적으로 자연재해 위험이 없는 지역이라 원전 운영에 따른 위험이 전혀 없음에도 원전을 없애려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유럽은 국가별 및 국제 안보를 위해 반드시 운영을 중단한 원전을 다시 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의 원전 확대론에 달린 전제조건


그러나 머스크는 원전을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한가지 전제조건을 달았다.

독일의 문제에 대해 지적하면서도 언급한 것처럼 자연재해에서 자유로운 나라일 경우에만 원전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

그는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가 일어나는 지역이라면 원전을 설치하는 것에 물음표가 붙을 수 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그런 곳이 아니라면 원전을 짓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자연재해란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를 말한다.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있어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일본이 대표적인 경우다. 우리나라는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비켜나 있지만 국토 전체에서 지진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에 원전이 몰려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머스크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게 원전 확대에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도 현재 전쟁이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운영 중인 원전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동부에 위치해 있고 유럽 최대 규모의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 일대에서 포격이 잇따르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상대방 공격이라며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자포리자 원전을 운영하는 우크라이나 국영기업 에네르고아톰은 지난 25일 낸 발표문에서 “자포리자 원전 부근의 화재로 일부 시설이 망가져 주변 지역에 대한 전력 공급이 끊겼다”면서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것은 자포리자 원전이 건설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사고는 자포리자 원전발 방사능 누출 사고를 배제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지난 1986년 폭발 사고로 가동이 정지된 후 순차적으로 영구 폐쇄된 체르노빌 원전,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 6기 외에도 리우네 4기, 남우크라이나 3기, 흐멜니츠키 2기 등 총 4곳의 원전에 총 15기의 원자로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