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탐 아다니 인도 아다니그룹 회장이 ‘아시아 최고 부호’의 위치에서 최근 글로벌 억만장자 순위 3위 자리로 올라서 화제다.
◇인도 부호 두명만 순자산 증가
그러나 미국 투자 전문매체 더스트리트에 따르면 새로운 흐름의 핵심은 1위에서 10위 사이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순자산이 늘어난 사람은 아다니 회장과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회장뿐이라는 사실이다. 반면 나머지 부호들의 재산은 죄다 감소했다.
또 이같은 추세라면 순자산이 줄어들고 있는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를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는 아다니 회장이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으로 이날 현재 아다니 회장의 추정 순자산은 1430억달러(약 193조원).
1위 자리를 굳힌 머스 CEO의 2450억달러(약 330조6000억원)와는 큰 차이가 있지만 2위 베조스의 1500억달러(약 202조4000억원)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2위가 베조스에서 아다니에게 머잖아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추세다. 베조스의 순자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억5000만달러(약 2조6000억원) 감소한 반면, 아다니는 무려 662억달러(약 89조4000억원)나 증가한 때문이다.
더스트리트는 “아다니의 순자산이 662달러나 늘어난 것은 불과 8개월만에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해 그의 상승세가 얼마나 두드러진 것인지를 강조했다.
아다니가 따라잡힐 일도 없어 보인다. 같은 인도 출신으로 9위에 있는 암바니 회장을 빼면 죄다 순자산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서다.
◇아다니만의 성공 비결
아다니 회장의 순자산은 지난 2020년 3월까지만해도 60억달러(약 8조원)에 불과했다. 글로벌 억만장자 순위에 명함도 내밀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러나 그의 재산은 불과 1년이 흐른 지난해 중반께 800억달러(약 108조원)를 돌파한데 이어 올초에는 아시아 최고 부호로 등극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시선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대체 어떤 비결이 있기에 아다니의 순자산만 급증하고 있는 것일까.
더스트리트에 따르면 현재 아다니그룹의 기업가치는 2400억달러(약 324조1400억원)로 추산된다. 다른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자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에는 조금 못미치고 미국 2위 음료업체 펩시코는 다소 웃도는 수준이다.
더스트리트는 “아다니가 회사를 급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차입 경영을 통한 공격적인 기업인수 전략이 주효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962년생인 아다니 회장이 기업인으로 첫발을 내딛은 시점은 1980년대. 형제가 경영하던 플라스틱 제조업체를 인수하면서부터다. 당시 폴리염화비닐(PVC)이 처음 개발되면서 PVC 관련 제품의 수요가 폭발했고 이 덕분에 처음 경영을 맡은 회사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어 1990년대 들어 아다니실업이라는 이름으로 기업을 일으켜 금속업과 섬유업체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아다니실업이 아다니그룹이라는 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계기는 지난 1995년 인도 최대 컨테이너항만인 문드라항의 운영권을 확보하면서부터.
문드라항을 운영하면서 번 큰 막대한 돈을 거머줜 아다니는 차입 경영방식을 통해 주요 항만과 공항 등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전력사업, 석탄사업, 재생에너지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뛰어들어 문어발식으로 회사를 급성장시켜 나갔고 오늘날 그를 세계 3위 부호로 끌어올릴 정도가 됐다. 바로 최근인 지난주에는 인도 최대 민영방송사인 뉴델리TV를 인수하는 등 문어발식 경영을 확대 재생산해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