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 보안 책임자로 일했던 임원이 트위터의 보안관리가 매우 허술했음에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밝혀왔다고 최근 폭로하자 테슬라 측이 내부고발자가 등장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재판을 오는 11월로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자 궁지에 몰린 것으로 보였던 트위터 측도 대반격에 나섰기 때문.
머스크가 트위터의 가짜계정 문제를 들어 인수 파기를 정당화해왔지만 실제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는 주장인 셈이다.
◇트위터 “머스크, 가짜계정 아니라 3차 세계대전 걱정으로 인수 파기”
6일(이하 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트위터의 반격은 이날 델라웨어주 형평법원 캐슬린 맥코믹 판사 주재로 열린 변론 준비기일에서 나왔다.
이날 준비기일에서 트위터 측 변호단의 윌리엄 새빗 변호사는 머스크 CEO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자금 조달 작업을 지원한 월가 금융사 가운데 하나인 모건스탠리의 관계자와 지난 5월 나눈 문자 메시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그 내용 가운데 트위터 측이 방점을 찍은 대목은 “지금 제3차 세계대전이 벌어질 판국에 트위터를 인수하는게 말이 되느냐”는 머스크의 발언이었다.
트위터 측이 공개한 문자 대화 내용에 따르면 머스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7주년을 기념해 지난 5월 9일 행한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었으며 서방국이 러시아에 대한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을 근거로 제3차 세계대전 발발 가능성을 우려했다.
새빗 변호사는 “머스크는 이 문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대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걱정하면서 트위터 인수 작업을 며칠 미루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머스크가 트위터의 가짜계정 문제를 들어 인수를 파기한다고 트위터에 통보한 시점이 지난 7월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머스크의 이같은 발언은 이미 그 전부터 트위터와 무관한 이유로 트위터 인수를 번복할 생각을 품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새빗 변호사는 “문제는 머스크 CEO가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인수 계약을 파기했느냐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는 아직까지 인수 파기를 정당화할 수 있는 아무런 근거도 제시한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머스크 측 변호인단은 “트위터 측의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면서 “그들의 주장은 말그대로 주장일뿐 그대로 벌어진 일은 지금까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트위터 “내부고발했다는 전 보안책임자, 회사에 불만 많았던 사람”
트위터 측 변호인단은 트위터 내부고발자로 나선 피터 자트코 전 트위터 보안 책임자를 증인으로 불러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며 재판 연기 필요성을 머스크 측 변호인단이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트위터 경영진에 대해 개인적으로 앙심을 품고 그같은 행동을 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
트위터 측 변호인단은 “자트코는 평소 회사에 대해 엄청난 불만을 갖고 있었던 사람이었을뿐 아니라 업무상 가짜계정 문제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IT 매체 엔가젯은 “트위터 측 변호인단은 이날 준비기일에서 트위터의 데이터 및 보안 관리가 당국에 보고한 것과 다르게 매우 허술했다고 주장한 것이나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가 트위터 이사회에 거짓 보고할 것을 자신에게 지시했다는 자크코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