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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넘자 고환율에 진땀…면세점, 환율 보상 이벤트도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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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넘자 고환율에 진땀…면세점, 환율 보상 이벤트도 '싸늘'

고환율의 벽 넘지 못해 내국인 매출 '주춤'
주류·담배 등 세금 비중 높은 제품으로 승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구역.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구역.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뉴시스
"공항 면세점에 엔데믹이 무색할 정도로 쇼핑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담배 한 보루만 구입했는데, 이 마저도 5000원 정도 저렴한 편이라 굳이 살 필요 있었나 생각했죠. 1만5000원~2만원까지 저렴하게 살 수 있던 과거를 떠올리면...짐만 늘렸던 것 같아요"

이번 추석 연휴를 이용한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왔다는 30대 직장인 박모씨의 말이다. 박모씨가 출국 전 봤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모습은 추석 연휴 무색할만큼 한산했다. 고환율에 면세점 이용 가치가 떨어진 탓에 면세점을 찾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자취를 감춘 것이다.
실제 14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년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390원을 돌파하는 등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면세품 가격이 백화점과 거의 차이가 없거나 일부 품목은 백화점 판매 가격을 넘어서고 있다. 국내 면세점은 통화 기준이 달러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수록 물품 가격도 오른다.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 환율까지 급등하자 면세점업계는 환율 보상 서비스 등을 통해 고객 부담 덜기에 나섰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시내점 기준 환율이 1250~1300원일 경우 최대 2만원, 1300원을 넘어설 경우 최대 3만5000원 상당의 포인트를 주고 있고, 신라면세점은 서울점·제주점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230만원 상당의 포인트 증정 행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내국인 고객을 잡기에는 고환율의 벽은 높았다. 지난 4월 18일 거리두기 해제 후 꾸준히 내국인 매출이 매달 20~30%씩 늘었으나 최근에는 한 자릿수로 뚝 떨어졌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기저효과도 있지만 거리두기 해제로 출국하는 외국인이 늘며 두자릿수 신장을 꾸준히 이어왔으나 최근 인플레이션 심화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높은 혜택에도 면세점 이용이 주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면세점에서 제공하는 다수의 혜택을 받으면 면세품 가격이 로컬보다 저렴한 상황"이라며 "다만, 과거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각종 혜택을 더해도 여전히 가격이 높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면세점업계에 부는 찬바람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면세점업계는 주류 판매로 내국인 수요 잡기에 나서고 있다. 통상 주류는 각종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환율이 올라도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여전히 유리해 수요 높아서다.

특히 최근 MZ를 중심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로얄살루트, 글렌피딕 등의 위스키 라인업을 강화하고 해당 품목의 할인 폭을 키워 고객 몰이 중이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