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사업의 중점 추진 전략을 성장에서 수익성으로 전환했다.
이는 올해 5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며 물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물류센터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지난해 3조6000억원을 투입해 G마켓 인수에 아낌없이 투자한 것과도 사뭇 다르다.
신세계가 온라인 사업 기조를 전환하고 사업 전략을 수정하는 배경은 늘어나는 적자 부담과 온라인 성장의 한계 때문이다.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신세계의 이커머스 사업은 시너지 효과 대신 적자를 키우고 있다. 실제로 SSG닷컴의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62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적자 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G마켓도 신세계에 인수되기 전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이커머스 기업이었으나 올 상반기 영업손실이 376억원 발생했다.
이마트 연결 자회사인 SSG닷컴과 G마켓의 이러한 적자 행진은 이마트 전체 실적에도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업황도 문제다. 지난 4월 말 본격적으로 거리두기 해제가 시행된 후 외부 활동이 늘면서 온라인 시장 성장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 탓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 시장 성장률은 전년대비 8.3%p 감소한 10.6%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내년은 8.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 중이다. 팬데믹 기간에는 20% 수준의 신장률을 보이며 고속 성장했었다.
덕분에 6월과 7월 SSG닷컴 거래액은 전년 동월대비 역신장해 시장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G마켓 인수 당시 이커머스 업계 2위로 단숨에 올라섰지만 통합 시너지 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어 회사 부담이 큰 상황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규모 투자가 오히려 신세계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올 하반기부터 점진적 수익성 개선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방향 전환에 따른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전략 전환의 초기 국면으로 올 3분기부터 효고가 조금씩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PP센터 통폐합은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회사 측에서 밝힌 성장 중심에서 수익성을 담보한 성장으로의 방향 전환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놓치는 우를 범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지난 5월 G마켓과 쓱닷컴의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을 론칭하고 8월에는 지마켓에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전용관 스마일프레시를 신설하는 등 다각도로 협업 시너지를 내고 있다”라며 “이마트, 쓱닷컴, G마켓의 세 개 채널이 협업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온라인 사업에 대한 투자 계획도 계속 이뤄질 전망”이라며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니만큼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