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총 24개 팀이 모이는 이번 월드 챔피언십은 한국·중국·유럽·미국 등 4대 메이저리그에서 높은 성적을 거둔 팀과 베트남·아시아 태평양 리그 우승팀 등 총 12개팀이 16강 그룹 스테이지로 직행한 가운데 그 외 12개 팀은 그룹 스테이지의 남은 4자리를 두고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일정을 시작하는 형태로 치뤄진다.
한국의 LCK(LOL 챔피언스 코리아)에서 4번째 팀으로 진출한 DRX는 플레이인 B조에 중국 로얄네버기브업(RNG)·유럽 매드 라이온즈(MAD)·베트남 사이공 버팔로(SGB)·터키 데니즈뱅크 이스탄불 와일드캣츠(IW)·라틴아메리카 이수루스(ISG)와 함께 배정됐다.
DRX는 LCK 서머 스플릿 6위를 기록하며 월드 챔피언십 탈락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대표 선발전에서 정글러를 '표식' 홍창현에서 신인 정글러 '주한' 이주한으로 바꾼 것이 주효해 KT 롤스터와 리브 샌드박스를 연달아 5세트 접전 끝에 격파, 롤드컵 '막차 탑승'에 성공했다.
팀의 핵심 전력은 올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에 '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을 9번 수상, 모든 게이머 중 5위에 오른 미드라이너 '제카'가 맡고 있다. 또 LCK에서 오랜 기간 활약한 베테랑 바텀 듀오 '데프트' 김혁규와 '베릴' 조건희의 활약상이 팀의 성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로얄네버기브업은 올 5월 세계 각지 리그 전반기 우승팀이 모이는 국제 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 LOL 프로 리그(LPL) 서머 스플릿 직전 탑 라이너가 '빈' 천쩌빈이 돌연 이적하는 등, 악재를 겪으며 시즌 6위로 떨어졌고 대표 선발전에서 기사회생해 롤드컵에 합류했다.
앞서 MSI에서 우승을 차지한 전례가 있는 만큼, RNG는 B조 안에서도 가장 강한 팀으로 분류된다. 지난 2015년부터 7년간 팀을 지켜온 프랜차이즈스타인 미드 '샤오후' 리위안하오는 모든 팀의 경계 대상 1순위이며 샤오후와 더불어 팀을 이끄는 원투펀치로 활약해온 2002년생 젊은 정글러 '웨이' 얀양웨이 역시 주의해야 할 상대다.
지난해 유럽 LOL 리그를 제패하고 월드 챔피언십에서 8강까지 올랐던 매드 라이온즈는 올해 서머 스플릿에서 정규 시즌 2위를 차지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로그와 프나틱에게 연패해 시즌을 4위로 마무리, 롤드컵 대표 중 가장 낮은 시드를 받는 굴욕을 겪었다.
MAD 선수들은 탑 라이너 '아르무트' 이르판 튀케크를 제외한 4명이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 기준 라인 별로 가장 좋은 활약을 한 선수들을 뜻하는 '퍼스트 팀'으로 뽑혔다. 국제무대에선 지난해 신인왕을 탄 정글러 '엘요야' 하비에르 프라데스, 올해 처음 프로 1군에 데뷔한 원거리 딜러 '언포기븐' 윌리엄 니에미넨의 활약 여부가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베트남 챔피언십 시리즈(VCS)의 준우승팀 사이공 버팔로는 올 스프링 스플릿에도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우승팀 GAM e스포츠가 동남아시안 게임에 출전함에 따라 이들을 대신해 MSI에 출전했다. 이들은 대회 우승 팀 RNG를 패배 직전까지 몰아붙이거나 유럽의 G2 e스포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등 이변을 연출했다.
VCS 영어 해설진은 사이공 버팔로의 강점으로 바텀 라인을 지목했다. '밀키 시리얼' 유슈프 빈수하일 캐스터는 "사이공 버팔로는 바텀에 중점을 두고 움직이는 팀"이라며 "원거리 딜러 '쇼군' 응우옌반후이와 서포터 '타키' 딘안따이는 강한 상대에게 도전하는 것을 즐길 선수들"이라고 평했다.
이스탄불 와일드캣츠(IW)는 올해 전반기, 후반기 리그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린 '터키의 왕'이다. 지난해 MSI에서 MAD와 맞붙어 1승을 따낸 좋은 기억이 있으나, 올해 MSI에선 중국 RNG, 대만 파리 생제르망 탈론, 브라질 레드 칼룽가와 한 조에 배치돼 브라질 팀 상대로 1승 1패를 주고받은 것 외엔 전패를 기록했다.
IW의 에이스는 올해로 데뷔 9년차를 맞이한 베테랑 원거리 딜러 '홀리피닉스' 아늘 으쉬크다. 또한 국제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 국내 여러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탑 라이너 '스타스크린' 소네르 카야의 활약 여부 역시 IW의 이번 롤드컵에서의 성적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아르헨티나의 이수루스는 2019년 롤드컵에 진출한 후 3년만에 리가라티노아메리카(LLA)의 대표 자리를 차지했다. 남미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수진을 구성했던 당시와 달리 한국인 용병 2인조, 멕시코 선수 3인조로 팀을 구성해 플레이 인 스테이지의 무대인 멕시코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e스포츠 전문지 업커머는 이수루스의 전력에 대해 "특별한 약점이 없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ADD' 강건모, '젤리' 손호경은 LCK 출전 경력이 있어 올드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일 것이며 데뷔 10년차 베테랑 '세이야' 외 두 멕시코 선수는 데뷔 5년을 넘기지 않은 젊은 피로 이번에 처음 롤드컵 무대를 밟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