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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정부도 움직이게 한 머스크의 ‘슈퍼’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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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정부도 움직이게 한 머스크의 ‘슈퍼’ 영향력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올린 트윗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스타링크 서비스 제공을 위해 요청한 대이란 경제제재 완화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올린 트윗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스타링크 서비스 제공을 위해 요청한 대이란 경제제재 완화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사진=트위터

글로벌 경제계를 대표하는 혁신 기업인의 위상을 넘어 세계 최고의 영향력을 지닌 1인 미디어로 평가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막강한 영향력이 재확인됐다.

그가 최근 밝힌 구상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화답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자신이 겸영하는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중동의 대표적인 반미국가로 통하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힌지 불과 사흘만의 일이다.

◇블링큰 美 국무, ‘스타링크 이란 제공’ 허용 발표

24일(이하 현지시간)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장관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공유하면서 이란에서 스타링크 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에서 자신의 요청을 받아들였으니 곧바로 실행에 옮기겠다는 것.

블링큰 장관은 이 글에서 “이란 정부의 억압에 맞서 국민이 더 많은 인터넷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이란에 대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에 ‘일반 제재면제 허가(General License)’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대이란 경제제재는 미국 국적의 개인이 이란 또는 이란인과 관련된 거래를 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금지하는 ‘1차 제재(Primary Sanctions)’와 미국 국적이 아닌 개인이 이란과 관련된 특정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경우 제재를 부과할 것을 위협해 비미국인으로 하여금 해당 영업활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s)로 구분된다.

일반 제재면제 허가는 미국이 이같은 경제재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허가 제도 가운데 하나로 이란과 거래를 한정적으로 허가하는 조치다.

미 국무부는 “이번 조치는 발표 직후 자동 발효된다”면서 “미국 정부가 정한 관련 규정을 충족하는 한 추가적인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대이란 경제제재 조치에서 면제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 CEO가 블링큰 장관의 발표 이후 곧바로 실행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이유다.

미 재무부 역시 전날 낸 발표문에서 이란 정부가 “현재 이란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위와 관련해 인터넷을 통한 자유로운 여론의 전파를 차단하고 있다”면서 “온라인 서비스를 이란에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조치를 내린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이란에 스타링크 제공하는 이유

이란의 20대 여성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뒤 사망한 사건이 이란 사회에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 가운데 최근 터키 수도 이스탄불에서 열린 규탄집회에 참석한 이란 여성이 절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란의 20대 여성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뒤 사망한 사건이 이란 사회에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 가운데 최근 터키 수도 이스탄불에서 열린 규탄집회에 참석한 이란 여성이 절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앞서 머스크 CEO는 지난 20일 올린 트윗에서 “스타링크 서비스를 이란과 쿠바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에서 예외로 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종교 지도자가 국가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이란과 남미 유일의 사회주의 국가 쿠바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권위주의 체제로 꼽힌다.

미 재무부가 이란에서 격화되고 있다고 언급한 시위는 최근 이란에서 20대 여성이 단지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뒤 갑자기 숨지는 사건이 벌어져 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말한다.

이번 시위와 관련한 소식을 온라인에 올리고 공유하는 것을 이란 정부에서 막고 있다는 것.

알자지라는 “이란 정부는 인스타그림애나 왓츠앱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시위와 관련한 소식이 전파되는 것을 차단해왔다”고 보도했다.

언론인 출신 중동전문가인 아자데 아크바리 네덜란드 트벤테대 공공행정학과 교수는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뿐 아니라 원래부터 이란 정부는 지난 수십년간 인터넷 검열을 해왔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