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올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구글과 애플, 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대표를 증인으로 소환할 전망이다. 국회는 이들 기업에 대해 인앱 강제 결제와 망 사용료 법안 제정에 대해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구글과 애플에게는 특정 결제방식 강제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구글 갑질 방지법)을 무력화하고 앱 개발사에 인앱 결제를 강제한 것에 대해 질의할 전망이다.
애플은 다음 달 5일부터 유료 앱 가격을 기습적으로 인상했다. 애플 앱스토어의 등급 분류대로라면 가장 저렴한 유료 앱은 1200원에서 1500원으로 300원가량 인상됐다. 또 애플 역시 구글과 마찬가지로 외부 결제 수수료를 26%로 책정해 정부의 법안을 무력화시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구글과 애플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사실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국회에서도 인앱 결제에 대한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넷플릭스와 구글을 상대로 망 사용료 법안에 대한 질의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망 사용료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업은 여기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3년 동안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에 대한 법적공방을 벌이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로 인한 트래픽 과다로 망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는 무정산 합의 원칙에 따라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게 맞다고 반박하고 있다.
구글은 망 사용료 법제화에 대해 서명운동과 함께 노골적인 반대 광고를 내고 있다. 구글은 자사의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 대해 망 사용료를 부과할 경우 국내 투자가 줄어들고 크리에이터에 대한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망 사용료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자국 통신사들의 정당한 권리를 위해 망 사용료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망 사용료가 자칫 K-콘텐츠 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도 국감장에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플랫폼 자율규제를 기조로 정한 만큼 골목상권 침해 등 플랫폼 규제에 대한 질의는 적을 수 있다. 또 두 회사 모두 지난해 국감 이후 소상공인 상생안을 내놓고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만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시도에 대한 질의를 받을 수 있다. 당초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끝내 매각을 철회한 바 있다. 당초 카카오가 매각을 강행했다면 10월 국감 전인 9월 중순 이후 매각 절차가 마무리됐을 수 있다.
한편 '플랫폼 국감' 이외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에 대한 질의도 있을 수 있다. 8월 통신3사가 출시한 5G 중간 요금제가 30GB 이내 요금제밖에 없어서 '구색맞추기'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또 매년 제기된 28㎓ 5G 활성화 방안에 대한 질의도 있을 전망이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