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차가 최근 공개한 지난해 경영실적에 따르면 F-시리즈 슈퍼듀티 매출액이 무려 150억달러(약 21조600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
포드가 최근 신형(5세대) F-시리즈 슈퍼듀티를 출시하면서 기대가 크다는 점을 숨기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슈퍼듀티 지난해 매출, 미국 4위 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 제쳐
F시리즈에 속해 지난 1999년부터 출시된 슈퍼듀티는 F-250부터 F-600까지 상위 체급을 형성하는 헤비듀티급(적재중량 1134kg 이상) 픽업트럭이다. 헤비듀티 픽업트럭은 미국에만 유독 발달한 픽업트럭 시장의 정수로 불린다.
포드 F시리즈는 지난 1977년부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풀사이즈 픽업트럭 제품군으로 1981년 이후 가장 많이 팔린 차량으로 기록된 바 있는 포드의 대표 베스트셀러. 포드가 미국 픽업트럭 시장의 최강자로 불려온 이유다.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가 포드가 발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포드 F시리즈의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슈퍼듀티가 차지한 비중은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듀티 31만3000여대를 팔아치운 결과다.
지난해 실적에 크게 고무받은 포드차는 5세대에 해당하는 최신형 슈퍼듀티를 최근 발표하면서 적재량이나 견인능력 측면에서 슈퍼듀티를 능가할 제품은 미국 시장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F-150 모델과는 다르게 슈퍼듀티 라인업에 전기차 버전은 없다.
◇팔리 포드 CEO “획일적인 전기차 전환 계획 없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가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연착륙을 실현하겠다는 전략으로 경쟁사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밝히고 나선 배경에는 F-시리즈가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팔리 CEO는 폭스뉴스와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가 생산해온 모든 제품이 한꺼번에 전기차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고 일부는 전기차로 대체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전기차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면서도 픽업트럭을 비롯한 잘 나가는 내연기관차 생산에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전기차로 전환되지 않을 그 일부는 포드 슈퍼듀티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팔리 CEO는 매출액도 크지만 헤비듀티 픽업트럭의 특성을 고려할 때 무조건 전기차로 바꾸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예를들어 현재 슈퍼듀티에 커다란 캠핑카(캠핑 트레일러)를 연결해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슈퍼듀티를 전기차로 바꾸면 주행거리상 운행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팔리 CEO는 심지어 미국 최대 자동차시장인 캘리포니아주에서 오는 2035년까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외의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이 최근 통과된 것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확인한 바에 따르면 앞으로 캘리포니아에서 판매가 금지되는 신차는 소형 픽업트럭을 비롯한 경상용차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 슈퍼듀티 같은 대형 픽업트럭은 관계가 없다”면서 “세계적인 곡창지대인 센트럴밸리를 둔 캘리포니아주가 포드차 입장에서는 여전히 세계 최대 시장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