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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창사 20주년..."다양성 갖춰 글로벌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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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창사 20주년..."다양성 갖춰 글로벌 시장 공략"

문화와 게임·엔터·메타버스까지 다양한 미디어로 확대

스마일게이트 사옥 전경. 사진=스마일게이트이미지 확대보기
스마일게이트 사옥 전경. 사진=스마일게이트
창사 20주년을 맞은 스마일게이트가 향후 20년의 목표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제시했다. 이를 위한 핵심 키워드는 '다양성'이다. 서구권 콘텐츠 시장에서 중시되는 문화 다양성은 물론, 게임을 넘어 다양한 미디어를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포함됐다.

영국 매체 게임즈인더스트리는 최근 김형남 스마일게이트 이사와 진행한 창사 20주년 인터뷰를 공개했다. 김형남 이사는 "서구권에서 스마일게이트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황"이라며 "서서히 시장에 접근해 주류 게임사로 인정받는 것이 회사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007년 출시한 1인칭 슈팅(FPS) 게임 '크로스파이어'부터 국내보단 해외에서 큰 성과를 거뒀던 '수출 효자' 기업이다. 다만 '크로스파이어'의 경우 중화권을 중심으로 성공을 거둔 게임이었다. 게임인더스트리는 "사측의 노력에 비해, 크로스파이어 IP는 서구권에선 크게 성공하진 못했다"고 평했다.

사측이 서구권에서 성과를 거둔 첫 게임은 서브컬처 수집형 RPG '에픽세븐'으로 분류된다. 지난 2018년 국내 출시 후, 이듬해 2월 글로벌 출시된 이 게임은 미국서 양대 앱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에서 모두 매출 톱10 안에 들며 서구권 게이머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연달아 올 2월 아마존 게임즈를 통해 출시한 '로스트아크' 북미·유럽·오세아니아 버전이 스팀에서 최다 동시 접속 132만명으로 크래프톤 '펍지: 배틀그라운드'(최다 325만명)에 이은 2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에픽세븐(왼쪽)과 로스트아크 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이미지 확대보기
에픽세븐(왼쪽)과 로스트아크 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는 이달 들어 다양성·포용 업무를 전담할 D&I(Diversity & Inclusion)실을 설립하고 새로운 CDIO를 선임했다. 국내 게임사 중에선 처음으로 전담 기구와 C레벨 책임자를 둔 것이다. 사측은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다양성과 포용은 최근 몇년간 서구권 콘텐츠 업계에서 중요한 가치로 떠오른 '정치적 올바름(PC)'과 관련 깊은 키워드다. PC는 출신지역, 인종, 성별, 성적 지향, 종교, 장애, 나이 등에 따른 차별이나 모욕을 지양하자는 담론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일렉트로닉 아츠(EA)·라이엇 게임즈·락스타 게임즈·너티 독 등 많은 해외 게임사들이 이를 중요한 비전으로 두고 있다. 한편으론 이로 인해 '라스트 오브 어스 2',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등 여러 유명 게임 속에서 성 소수자, 인종 평등 등 특정 키워드를 지나치게 강요한다는 논란에 시달려왔다.

스마일게이트가 외치는 '다양성'은 특정한 가치를 강조하기보단 보다 폭 넓게 콘텐츠 시장을 바라보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보인다. 일례로 스마일게이트는 최근 '이용자들을 위한 다양성 추구'를 목표로 일본의 2003년작 비주얼 노벨 '사야의 노래' 한글판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사야의 노래'는 성관계, 잔인한 장면 등이 묘사된 성인물이다. 데즈카 오사무의 '불새'와 같은 비극적 테마,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로 대표되는 공포 판타지와 연애 시뮬레이션을 결합해 '도덕적 올바름'에 의문을 던진 도전적인 작품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한유아(hanyua) 인스타그램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한유아(hanyua) 인스타그램

스마일게이트의 향후 비전에 관해 김형남 이사는 "게임 사업을 넘어 IP 홀더로서 '트랜스 미디어 공간'으로 뻗어나가는 것"을 제시했다. 이는 게임을 넘어 영상 콘텐츠, e스포츠, 오프라인 행사, 메타버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려는 사측의 의지를 반영한다.

김 이사는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거둔 성과를 토대로 "스마일게이트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성공한 전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크로스파이어' 기반 36부작 드라마 '천월화선'은 2020년 공개된 후 중국에서 누적 조회수 30억회를 기록했다.

아울러 '크로스파이어'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왕자영요' 등과 더불어 중국 4대 e스포츠 종목으로 꼽히며, 광저우에선 크로스파이어 테마파크도 운영되고 있다.

메타버스 분야에서도 선도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8년, 국내 대형 게임사 중 처음으로 탄생한 버추얼 유튜버 '세아'가 4년 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이언트스텝과 협업해 VR 게임 '포커스 온 유'의 여주인공 한유아를 가상 인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올 2월에는 한유아의 데뷔곡을 선보였는데, 가상인간이 자체 음원을 발표한 것은 싸이더스 스튜디오X '오로지'에 이어 국내 2번째 기록이다.

김형남 이사는 "스마일게이트는 기존 IP 외에도 다각도로 새로운 IP들을 개발, 이들을 지속 가능한 IP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게임으로 돈을 버는 업체를 넘어, 여러 세대에 걸쳐 팬들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