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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세계 평균 밑돌던 美 전기차시장 '변곡점'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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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세계 평균 밑돌던 美 전기차시장 '변곡점' 맞았다

올해 전기차 비중 1%→2030년, 신차 절반 전기차 전망

주토비가 최근 펴낸 미국 전기차시장 보고서. 사진=주토비이미지 확대보기
주토비가 최근 펴낸 미국 전기차시장 보고서. 사진=주토비

미국의 전기차시장이 변곡점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유럽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전기차의 비중이 향후 약 20년에 걸쳐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뉴욕주에서도 이르면 2030년까지, 늦어도 2035년까지 모든 경자동차에 대해 새로 출시되는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규정이 새로 도입되는 등 미국 전역에 걸쳐 전기차 보급률을 의무적으로 끌어올리는 입법이 확산되고 있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여기에다 최근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미국 본토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배터리와 관련한 핵심 자재를 공급받고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를 새로 사는 소비자에게 대당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가 도입되면서 전기차 판매량이 역대급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같은 예상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가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어 미국 전기차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1년간 미국내 전기차 판매량 88% 급증


전기차 등록건수가 가장 많은 미국 주. 사진=주토비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 등록건수가 가장 많은 미국 주. 사진=주토비


2일(현지시간) 야후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운전교육 플랫폼 주토비는 최근 펴낸 ‘2022년 미국 전기차시장’ 보고서에서 올들어 최근까지 미국에서 팔린 전기차가 지난해보다 54만여대 증가한 100만대 이상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최근 1년 사이 무려 87.5%나 늘어났다는 의미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로 2035년까지 신차 내연차 판매를 중단하는 법을 최근 통과시킨 캘리포니아주에 등록된 전기차가 42만4300대로, 전체 등록차량 1395만7692대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한 비중이 3.05%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전체 등록차량 47만6866대 가운데 전기차가 1만670대를 차지해 전기차 비중이 1.85%를 기록한 하와이주가 2위에 올랐고 워싱턴주는 전기차 5만520대, 비중 1.85%로 3위를 기록했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제조업체 가운데서는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가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가 여전히 전체의 6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잘 팔리는 전기차 5대 가운데 4대가 테슬라 전기차라는 뜻이다.

주토비는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증가 추세를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오 월든백 주토비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차의 필요성을 느끼는 소비자도 많지만 소비자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저렴하게 전기차를 구입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면서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전기차로 갈아타는 운전자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에 비해 같은 기간 충전소는 약 10만개에서 약 13만개로 증가하는데 그쳐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충전 인프라의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늘었음에도 미국 전역에서 운행되고 있는 전체 차량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 전문매체 카앤드라이버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한 비율은 4.6%를 기록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미국에 등록된 전체 자동차 2억5000만대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NEF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 52% 전망”


미국의 전체 승용차량 대비 전기차 판매비중 추이. 녹색이 기존 전망치이고 흑색이 새 전망치. 사진=블룸버그NEF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전체 승용차량 대비 전기차 판매비중 추이. 녹색이 기존 전망치이고 흑색이 새 전망치. 사진=블룸버그NEF


블룸버그통신 산하 청정에너지‧탄소시장 전문 분석업체인 블룸버그NEF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전기차 보급 확대에 결정적인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우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전기차의 약 52%가 전기차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NEF가 인플레이션 감축법 통과 전에는 43% 선으로 예상했으나 이 법이 발효된 뒤 전망치를 수정해 52%로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미국 신차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한 비중은 전세계 평균인 9%에도 못 미치는 5%에 수준이었다. 무려 24%를 차지한 중국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보고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전기차 보급률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강력한 변수로 부상하면서 미국 자동차시장의 전기차 비중이 오는 2026년께 전세계 평균을 넘어선 뒤 2030년께면 52%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NEF는 당초 미국이 전세계 평균에 도달하는 시점을 2028년으로 예상했으나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시행을 감안해 2년 앞당겼다.

비영리 미래에너지 연구기관인 SMPA의 개럿 피츠제럴드 전기차 담당 본부장도 야후뉴스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한 전기차 구매 보조금으로 전기차 보급률이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