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무릎을 꿇었다.
CNBC 등 외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이번 소송 전 합의한 440억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트위터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 주가는 장중 15%까지 올랐고, 오후장 들어 거래가 중단됐다. 테슬라는 키맨 리스크 우려로 소식이 알려진 뒤 5% 급락했다가 이후 상승세 흐름을 회복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사간 재합의는 이르면 7일에 이뤄질 전망이다.
머스크의 변덕
머스크는 지난 4월 트위터를 주당 54.20달러, 모두 44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트위터와 합의했다.
그는 언론자유를 주장하며 트위터 검열 폐지를 약속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공동 창업자들의 도움으로 트위터 인수를 추진한 그는 인수를 마무리하면 트위터 잔여 지분을 모두 사들여 상장을 폐지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구조조정을 마치면 다시 상장하는 원대한 계획을 당시 공개했다.
그러나 시장에서 머스크가 바가지를 쓴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뒤 그의 태도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꾸준하게 트위터 허위계정이 과소평가됐다는 주장을 펴며 명분을 쌓더니 급기야 7월 8일 트위터에 계약 파기를 통보했다.
트위터는 발끈했다.
곧바로 델라웨어 형평법원에 머스크가 인수계약을 지키도록 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불리한 소송
델라웨어 형평법원은 이달 17일 첫번째 심리를 열 계획이었다.
사안이 복잡하고, 자료 확보에 시간이 걸린다며 내년으로 첫 심리 기일을 정하자는 머스크측 제안은 거부당했다.
재판부는 소송이 지연될수록 경영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진다는 트위터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심리 기일부터 트위터에 밀린 머스크는 이후 상황 전개에서도 불리하다는 지적들이 끊이지 않았다.
2020년 미래에셋증권이 중국 안방보험으로 사기로 했다고 파기한 고급 호텔 인수건을 제외하고는 델라웨어 형평법원이 인수 계약 파기를 인정해준 적이 없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머스크는 상황을 되돌릴 수 있을지도 모르는 기회를 잡기는 했다.
8월 23일 트위터 보안책임자를 지낸 피터 자트코가 내부고발에 나선 것이다.
자트코는 트위터가 규제당국과 투자자들에 가짜계정 문제와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고 폭로했다.
머스크는 같은 달 29일 트위터에 내부고발 문제를 들며 자신의 계약파기가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머스크도 그 정도로는 소송을 유리하게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서면서 결국 꼬리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명한 선택
배런스에 따르면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머스크가 법정 밖에서 화해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이브스는 머스크가 델라웨어 형평법원 재판에서 트위터를 상대로 이기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는 확실한 신호라면서 어떤 식으로든 440억달러 인수계약은 이행이 불가피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트위터는 전일비 9.46달러(22.24%) 폭등한 52.00달러로 장을 마쳤다.
테슬라도 7.04달러(2.90%) 급등한 249.44달러로 마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