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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자랑은 그만"…현실주의 SNS '비리얼'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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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자랑은 그만"…현실주의 SNS '비리얼' 뜬다

사진 올리기는 '하루 한번' 제한, 올 3분기만 3470만명 다운로드
실제 이용자 비율 경쟁사 비해 절반 이하…'반짝 유행' 끝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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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비리얼
'꾸미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일상을 공유한다'는 목적의 새로운 SNS '비리얼(BeReal)'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스타그램·틱톡 등의 주류 SNS 대항마로 꼽히는 가운데 이와 유사한 서비스도 개발되고 있다. 이와 같은 '꾸미지 않음'을 추구하는 SNS의 유행이 장기화될 지도 주목된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는 최근 '비리얼'이 올 3분기에만 글로벌 양대 앱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에서 총 3470만회 다운로드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출시 후 누적 다운로드 수 5300만회 중 65.47%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국내에서도 '비리얼'은 이른바 '안티 인스타'란 키워드와 함께 컬트적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따르면 '비리얼'의 국내 누적 다운로드 수는 500만회를 돌파했다.

'비리얼'은 프랑스의 개발자 알렉시스 바레야와 케빈 페로가 개발, 지난 2019년 12월 선보인 SNS다. 자유로이 게시물과 사진을 올릴 수 있는 일반적인 SNS와 달리, 이 SNS는 하루에 단 1번 무작위로 정해진 시점에 2분 안에 사진을 찍어 올릴 것을 요구한다.
이용자가 원한다면 새로운 사진을 올리거나 수정하는 것은 가능하나 수정 역시 2분의 제한시간이 주어지며 해당 게시물이 얼마나 수정을 거쳤는지가 의무적으로 표시된다. 이를 통해 이용자가 사진에 연출이나 보정을 넣는 것을 최소화한다.

'비리얼'이 올해 세계 양대 앱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에서 월 별로 기록한 다운로드 수 차트. 사진=센서타워이미지 확대보기
'비리얼'이 올해 세계 양대 앱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에서 월 별로 기록한 다운로드 수 차트. 사진=센서타워

비리얼이 이렇게 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기존 SNS에 대한 피로감에 반작용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뽀샵질'이라 불리는 사진 보정과 '허세·자랑'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연출된 사진들과 달리 '꾸미지 않은 일상 사진'은 보다 진솔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한다는 해석이다.

이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타 이용자들의 사진도 구경할 수 없거나, 과거의 사진을 볼 수 없는 등의 불편 사항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틱톡' 등으로 대표되는 숏폼 동영상 위주의 SNS가 으레 중독·과몰입을 부르는 것과 달리, 보다 '담백하게' 소셜 미디어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출시 3년 만에 시작된 비리얼의 '역주행'에 기존 유명 SNS들도 유사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인스타그램에 알람이 울리면 2분 안에 사진을 찍어 올리는 'IG 캔디스 챌린지'란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메타 플랫폼스는 이것이 '내부적으로 테스트 중인 프로토타입 서비스'라고 해명했다.

틱톡 역시 지난 15일, 3분 내에 짧은 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해 공유하는 '틱톡 나우'라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에 워싱턴포스트는 "뻔번하고 노골적으로 비리얼을 베낀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비리얼의 이러한 유행이 단발적인 현상으로 끝날 뿐, 장기적 흥행으로 이어지진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비리얼' 다운로드 수 대비 실제 활성 이용자 비율은 9%로 집계됐다. 인스타그램의 39%, 틱톡의 29%, 페이스북의 27% 등과 비교하면 상당히 적은 수치다.

센서타워 측은 비리얼의 상승세가 '제2의 클럽하우스'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클럽하우스는 영국의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 개발한 음성 기반 소셜 미디어다. 지난 2020년 4월 출시된 이래 2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4100만회를 기록하며 일시적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올 5월 들어선 글로벌 다운로드 약 72만회를 기록하는 등 빠른 속도로 인기가 식었다.

스테파니 찬 센서타워 연구원은 "소셜 미디어 거인들의 틈바구니에서 비리얼은 한 해 동안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며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는 시장 속에서 비리얼이 이러한 행보를 계속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