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언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가 마이클 버리.
그가 이번엔 마크 저커버그가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로 키운 페이스북이 현재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 관련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의 상호를 메타플랫폼스로 바꿔가면서까지 올인하고 있는 ‘메타버스 비전’이 페이스북을 구렁텅이로 내몰고 있다는 것.
버리는 특히 세계 최대 청량음료 제조업체 코카콜라의 과거 실패 사례를 인용해 페이스북의 위기를 경고하고 나서 이목을 끌고 있다.
◇버리 “페이스북, 코카콜라 꼴 날듯”

16일(현지시간) 투자 전문매체 더스트리트에 따르면 ‘공매도의 전설’로 널리 알려져있고 현재 헤지펀드 사이언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버리는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페이스북이 코카콜라가 과거에 겪은 실패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코카콜라가 과거에 저지른 중대한 실책에서 아직도 교훈을 얻지 못하고 이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페이스북을 창업했고 페이스북의 재도약을 위해 메타버스 전략에 입각해 페이스북을 메타플랫폼스로 바꾼 장본인인 마크 저커버그를 겨냥한 지적인 셈이다.
저커버그 CEO가 메타버스 전략에 꽂혀 페이스북을 다시 도약시키는 것은 고사하고 그동안 쌓아온 기반마저 무너뜨릴 위기에 처했다는 것.
버리는 나름의 대안도 제시했다. 지금이라도 메타전략 전략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 중심의 사업전략으로 되돌아가는 것, 즉 소셜미디어 사업에 다시 집중하는 것이 메타플랫폼스가 살 길이라는 것.
메타버스라는 가상현실과 관련한 서비스를 페이스북에 접목시켜 페이스북의 재도약을 노리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기 어렵다는게 버리의 시각이다.
◇코카콜라의 실패 사례

버리가 언급한 코카콜라의 실패 사례는 숙적인 펩시와 한창 콜라 전쟁을 벌이던 지난 1985년 코카콜라가 꺼내든 특단의 카드, ‘뉴 코크(New Coke)’라는 신제품을 출시한 것을 말한다.
코카콜라의 시장점유율이 펩시에 잠식되는 심각한 상황이 이어지자 코카콜라 경영진은 펩시가 치고 올라오는 이유를 나름 분석했다. 그 결과 얻은 결론은 당시 청량음료 소비자들이 단맛을 선호하는 흐름이 확인됐고 펩시 콜라의 단맛이 코카콜라보다 강했다는 것.
경쟁에서 뒤지는 원인을 파악했다고 생각한 코카콜라 경영진은 곧바로 기존 레시피를 수정해 단맛을 강화한 제품인 ‘뉴 코크’를 1985년 4월 야심차게 출시했다.
그러나 뉴 코크는 당시 경영진의 판단과 정반대로 펩시와 경쟁구도를 뒤집는 결과를 가져오기는커녕 코카콜라 창업 이래 가장 대표적으로 실패한 제품으로 꼽힐뿐 아니라 새로운 트렌드에 섣불리 접근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일깨워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회자되는 결과 초래했다.
무엇보다 뉴 코크가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로 지적되는 점은 경쟁사의 추격을 꺾으려다 더많은 규모로 이미 형성돼 있는 자신의 고객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는 것.
실제로 당시 뉴 코크 출시 계획이 발표된지 몇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코카콜라에는 하루 5000명 이상의 고객이 항의 전화가 쏟아지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고 일부 고객은 뉴 코크 판매를 금지해달라며 소송까지 내기도 했다.
코카콜라 경영진은 고객들로부터 전혀 뜻밖의 반발이 나오자 결국 뉴 코크 출시를 발표한지 79일만에 기자회견을 열어 레시피를 원래대로 돌리겠다고 밝혀야 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