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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내연차 사라져도 건재할 가능성 큰 '부품' 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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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내연차 사라져도 건재할 가능성 큰 '부품' 한가지



포드자동차가 볼라 이그조스트의 ‘가상 배기음 시스템’을 처음으로 장착해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SEMA 오토쇼에서 선보인 포드 머스탱 마하-E. 사진=볼라 이그조스트이미지 확대보기
포드자동차가 볼라 이그조스트의 ‘가상 배기음 시스템’을 처음으로 장착해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SEMA 오토쇼에서 선보인 포드 머스탱 마하-E. 사진=볼라 이그조스트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인류가 선택한 카드는 내연기관자동차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실제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가 대대적으로 추진되면서 내연차가 사라지는 일은 시간 문제만 남았을뿐 기정사실화됐다.
그러나 내연차가 전기차로 대체된다고 해서 내연차의 유산까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문제는 전기차가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차라서가 아니라 전기차의 고유한 특징인 ‘정숙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전기차는 모터로 구동되기 때문에 엔진에서 나오는 소음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내연차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전기차의 가장 큰 맹점으로 ‘심심하다’는 점이 꼽힌다. 워낙 소음이 적기 때문에 전기차는 옆을 지나가더라도 알아차리가 어려울 정도로 조용하다는 것. 심지어 지나치게 소음이 적은 탓에 전기차가 다가오는 것을 쉽게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내연차보다 안전상 위험하다는 의견까지 있을 정도.

특히 굉음에 가까운 머플러 소리가 나는 머슬카를 선호하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적을 수 밖에 없다.

미국의 배기시스템 전문 튜닝업체 ‘볼라 이그조스트’가 바로 이같은 점에 주목해 포드자동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SUV 전기차를 위해 개발한 이른바 ‘전기차 전용 사운드 시스템’이 관련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폭스뉴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후 내연차가 완전히 사라지더라도 내연차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는 소비자들 때문에 내연차의 유산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살아남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전기차에 달린 ‘머플러 아닌 머플러’

포드 머스탱 마하-E 후미에 장착된 가상 배기음 스피커. 사진=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포드 머스탱 마하-E 후미에 장착된 가상 배기음 스피커. 사진=유튜브


지난 1979년부터 튜닝용 머플러를 개발해온 볼라 이그조스트가 최근 개발한 제품은 엄밀히 말하면 ‘배기 시스템’이 아니라 ‘머플러 소리를 가상으로 구현한 사운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처음으로 장착한 차량은 미국 머슬카의 대명사로 통하는 포드 머스탱의 전기차 버전인 ‘머스탱 마하-E’.

머슬카 특유의 머플러 소리를 구현하기 위해 오디오 전문업체 오디오컨트롤과 협업을 통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단순히 모방된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주행 중 차량에 전달되는 부하, 속도, 모터 회전수, 가속 페달을 밟는 양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얼핏 들어서는 실제 머슬카에서 나오는 배기음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라는 평가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포드 머스탱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포드차가 SUV 전기차로 내놓은 머스탱 마하-E차에 굳이 머슬카의 아이콘으로 통해온 머스탱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에 대해 의아스럽게 여기는 의견이 많았으나 머스탱 마하-E에서 나오는 머슬카 고유의 머플러 소리가 나오는 것을 본 뒤 생각이 크게 바뀐 사람이 많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는 것.

볼라의 머플러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한 머스탱 마하-E는 세계 최대 규모의 튜닝카 박람회로 지난 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SEMA 오토쇼에서 처음 선보였다.

◇실외서도 들리는 가상 머플러는 처음

볼라의 가상 배기음 시스템을 모바일 앱으로 제어하는 모습. 사진=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볼라의 가상 배기음 시스템을 모바일 앱으로 제어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머스탱 마하-E는 포드차가 지난 2019년 내놓은 포드차 최초의 순수전기차로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주력 모델에 속하는 모델3을 제치고 올해 최고의 전기차로 선정되는 등 포드차가 테슬라와 격차를 줄이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우고 있는 대박 제품이다.

포드차의 미국 시장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는데도 머스탱 마하-E가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볼라의 가상 머플러 시스템은 직렬 4기통 실린더 2세트가 V차럼 배치돼 있는 V형 8기통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음을 모방한 사운드 시스템. 8기통 엔진은 주로 대형 승용차에 사용되는 고출력 엔진이다.

그러나 머스탱 마하-E에 가상 배기음 시스템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그동안 장착한 시스템은 차량 안에서만 배기음이 들리는 한계가 있었다. 볼라가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차량 후미의 머플러 부착 부위에 스피커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실제 머슬카의 배기음을 구현했다는 점이 다르다.

볼라의 가상 배기음 시스템은 모바일 앱으로 손쉽게 제어하는 방식으로 머플러 소리를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에 볼라가 대표적으로 선보인 가상 배기음은 내연 머스탱의 최상위 고성능 모델인 '쉘비 GT500'의 머플러 소리를 모방했으나 다른 제조사에서 생산한 차량의 배기음도 앱에서 선택해 낼 수 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 제품은 공식 출시 전이어서 시판 가격이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