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트위터, 이번엔 머스크 '무료급식 중단' 선언으로 들썩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2

[초점] 트위터, 이번엔 머스크 '무료급식 중단' 선언으로 들썩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트위터 본사의 구내식당 전경. 모든 층에 구내식당이 설치돼 운영돼왔다. 사진=비즈니스인사이더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트위터 본사의 구내식당 전경. 모든 층에 구내식당이 설치돼 운영돼왔다. 사진=비즈니스인사이더
일론 머스크의 개인 회사가 된 트위터가 이번엔 ‘무료급식’을 중단하는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무료로 아침이나 점심 식사를 제공해 대표적으로 복지가 후한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에 속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트위터의 무료급식 제도를 머스크 새 총수가 없애버리겠다고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머스크의 트위터가 경영에 부담을 주는 막대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대대적인 감원을 이미 진행 중인 가운데 재택근무제 폐지를 선언한데 이어 미국 직장인들이 선망하는, 실리콘밸리 IT 대기업들이 자랑해온 대표적인 복지 프로그램인 무료급식의 폐지에도 팔을 걷어붙이면서 트위터 직원들이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다.

◇미국 기업에서 무료급식이 갖는 의미
무료급식을 바라보는 직장인의 시각은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웬만한 규모의 기업이라면 구내식당에서 회사가 제공하는 급식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복지라고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료급식은 널리 확산돼 있는 기업 문화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첨병으로 일컬어지는 미국에서는 공짜 식사는 당연한 것이 아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잘 나가는 IT 기업에서나 누릴 수 있는 일종의 특전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 트위터도 이 대열에서는 빠지지 않았다. 미국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대개의 경우 개인적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직원들을 위해서만 이 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월급 외에 누리는 무료급식으로 혜택을 받는다는 생각은 물론 자신의 회사에 대한 더 큰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밖에 나가 개인적으로 식사를 하는데 들이는 시간을 줄임으로써 직원이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나쁘게 보면 무료급식 프로그램이 야근을 비롯해 장시간 근무를 유도한다는 비판도 있다.

특히 트위터의 경우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본사에서 운영하는 구내식당이 미국 직장인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 될 정도로 유명하다.

본사 건물의 모든 층에서 구내식당이 운영되고 있고 아침과 점심을 모두 공짜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 “트위터 직원 한명당 점심 무료급식에 53만원”

일론 머스크 트위터 새 총수가 13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트위터 새 총수가 13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14일(이하 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머스크 트위터 새 총수는 전날 올린 트윗에서 무료급식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는 뜻을 사실상 밝혔다.

그는 “최근 12개월간 직원 한명의 점심 식사에 들어간 식비가 400달러(약 53만원)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직원 한사람이 무료로 즐기는 점심 식사를 위해 회사에서 이처럼 많은 돈을 현재 쓰고 있음을 지적한 것.

머스크는 이를 연간 예산으로 환산하면 트위터 본사에서 근무하는 인력에 대한 무료급식 때문에 들어가는 복지 비용이 1300만달러(약 172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퇴사한 트위터 직원 “직원당 무료급식에 들어가는 돈 3만원 안팎” 반박

일론 머스크 트위터 새 총수가 13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트위터 새 총수가 13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그러나 머스크의 이같은 주장은 매우 과장된 것이라는 반박이 전직 트위터 직원에게서 즉각 나왔고 이 반박에 머스크가 재반박하면서 논란이 크게 불거졌다.

1주전까지 트위터에서 일했다는 ‘트레이시 호킨스’라는 이름의 여성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머스크 밑에서 일하기 싫어 퇴사했고 퇴사 전까지 급식 업무를 담당했다”면서 “머스크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위터 직원 한명당 매일 제공되는 무료급식은 아침과 점심”이라면서 “아침과 점심을 합해 두당 들어가는 비용은 20~25달러(약 2만6000~3만3000원)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가 주장한 53만원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이 전직 사원의 반박이 나오자 머스크도 방관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그동안 재택근무제로 일한 직원이 거의 대부분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렇게 많은 급식비가 들어간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라면서 “최근 1년간 회사로 출근한 인력을 파악해보니 전체 직원의 10% 수준이었다”고 다시 반박했다.

그는 특히 “본사 건물에서 일하는 인력이 워낙 적다보니 아침 급식의 경우 급식을 준비하는 사람의 숫자가 급식을 먹는 사람보다 많았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머스크 “일주일에 7일 일해”…트위터 인수 뒤 업무 급증
전직 트위터 사원의 반박 트윗과 머스크의 재반박 트윗.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전직 트위터 사원의 반박 트윗과 머스크의 재반박 트윗. 사진=트위터

한편, 머스크는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개최된 ‘비즈니스 서밋(B20)’에 온라인으로 초청된 자리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주일에 7일 일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트위터 인수를 계기로 자신의 업무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진작부터 일벌레로 유명했지만 트위터를 사들인 뒤부터 더욱 고강도로 일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