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우리는 소고기를 먹을 때 한우를 먹을지, 혹은 수입산 앵거스를 먹을지 고민합니다. 돼지고기도 마찬가지로 제주흑돈이냐, 버크셔냐, 최근에는 스페인산 이베리코냐를 따지며 선택해 먹습니다. 품종에 따라 다른 맛과 풍미를 자랑하기 때문에 취향껏 따져 먹는 것이겠지요.
네이버 지식백과(두산백과)에 따르면 브로일러 양계는 닭고기를 생산하기 위한 양계로, 브로일러(부화 후 8~10주령, 몸무게 1~1.5 kg)의 육성과 판매를 목적으로 하며, 한국에서는 근년에 와서 발달한 부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답은 쫄깃하고 강한 식감에 있었습니다. 치킨업계 한 관계자는 "토종닭은 사육 환경 자체가 풀어 키워 근육이 많고 육질이 뻣뻣하다"며 "또 1년 이상 노계로 잡내가 있어 치킨용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육질이 부드러운 일반 육계를 사용하는 것이죠.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토종닭은 상대적으로 사육 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평가 받아 일반 육계인 브로일러와의 경쟁에서 밀려났습니다.
그렇다면 토종닭을 밀어낸 브로일러라는 품종은 어디서 왔을까요. 이 품종은 아비아젠(네덜란드), 코브(미국) 등 소수의 글로벌 기업에 의해 육종과 개량이 이뤄지고 관리돼 공급된다고 합니다.
이 기업들은 전 세계 종계(씨닭) 시장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무기는 빨리 크고 살집이 많도록 개량된 생산성입니다. 업계는 우리가 흔히 먹는 닭은 코브에서 수입한 품종이라고 했습니다.
◆치킨 1마리, 무게가 다르면 가격도 달라질까?
치킨의 민족인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치킨 평가 기준을 크기와 무게로 삼는 것입니다. 지난 15일 한국소비자원이 치킨 프랜차이즈 제품별 중량이 최대 2배까지 차이가 난다는 발표는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조사는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프랜차이즈 10곳의 24개 제품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조사 결과는 이렇습니다. 네네치킨 ‘쇼킹핫치킨(1만9000원)’ 중량은 1234g, 처갓집양념치킨 ‘슈프림골드양념치킨(2만2000원)’ 중량은 1101g으로 중량이 많고 교촌치킨의 ‘교촌오리지날(1만6000원)’과 호식이두마리치킨 ‘간장치킨(1만6000원)’은 중량이 각각 625g, 679g으로 적다는 것입니다. 소비자원은 최대 중량을 자랑하는 네네치킨 쇼핑핫치킨과 비교해 교촌치킨 교촌오리지날 중량은 절반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얼핏 보면 이 주장은 그럴듯해 보입니다. 이를 두고 날선 시선을 보내는 소비자 입장도 백번 이해가 됩니다. 똑같이 닭 한마리를 시켰는데 양이 2배가 차이 난다고 하면 이건 정말 참기 어렵죠. 단순 셈법으로 600g 중량의 치킨을 둘이서 먹는다고 가정하면, 1200g 중량은 넷이서 즐길 수 있으니 차이가 큽니다.
도대체 프랜차이즈 별로 치킨 중량이 천차만별인 이유는 뭘까요. 혹시 조리 전 닭의 크기가 문제일까요? 궁금해서 파헤쳐봤습니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대부분 9호~10호 닭을 사용합니다. 이번 조사 대상에 오른 브랜드는 9호~12호까지 다양한 크기의 닭으로 치킨을 만들었습니다. 그 중에서 최대 중량을 자랑한 네네치킨은 9호(851~950g)~11호(1051~1150g)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10호를 사용했다는 가정하에 네네치킨 쇼핑핫치킨의 중량은 적어도 180g 이상 증량됐군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네네치킨과 동일하게 10호닭(951~1050g)을 사용한다고 밝힌 업체들은 조사 결과에서 10호 닭 중량에도 못미쳤습니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요?
업계는 조리 과정에서 중량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이 때문에 조리가 끝난 치킨에 대한 중량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억울해 했습니다. 맞는 말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일례로 똑같은 10호 닭을 사용한 BBQ ‘소이갈릭스’와 교촌치킨 ‘교촌오리지날’을 두고 비교해보죠. 소비자원에 따르면 소이갈릭스의 중량은 762g, 교촌치킨은 625g이었습니다. 이상하죠? 10호 닭은 앞서 언급했듯 적어도 최소 951g입니다. 근데 어떻게 된 일인지 두 치킨 모두 중량이 줄었습니다. 또 두 업체간 중량 차이도 눈에 들어옵니다.
◆수분 머금은 닭vs수분 증발한 치킨
이번에는 교촌오리지날과 교촌레드오리지날을 봅시다. 소비자원 조사 결과, 교촌오리지날의 중량은 625g, 교촌레드오리지날의 중량은 698g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회사, 같은 호수의 닭을 썼는데도 70g 이상의 차이가 나는데요. 이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업계는 가장 큰 원인으로 조리방법과 수분 증발을 꼽았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치킨업계 관계자 A씨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치킨 프랜차이즈가 10호 닭을 사용하고 그에 맞는 중량을 생닭을 받는다. 생닭을 받은 후에는 치킨용으로 사용하도록 손질한다"며 "마치 생선을 먹기 전 내장 등을 제거하는 전처리 과정을 거치듯 생닭도 같은 과정을 거치는 데 이때 중량이 줄어든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닭을 튀기는 과정에서 수분 손실이 발생하는데 고기에 열이 가해지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으로 최대 30%의 수분이 손실될 수 있다"며 "또 각 업체별로 튀김옷 두께와 양념의 양이 다르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같은 닭이어도 수분 함량이 다 다르고, 동일한 10호 닭이라고 해도 10호의 기준이 되는 951g~1050g 사이를 왔다 갔다해 중량차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게 C관계자의 말이었습니다.
삼겹살을 생각해보세요. 굽기 전후 크기부터 확연히 차이가 나죠. 같은 원리입니다. 크기가 줄었다고 해서 고기가 사라진 게 아니듯 수분이 빠진 것입니다. 자, 얇은 삼겹살을 바짝 구으면 어떻게 될까요? 굽기 전후로 중량 차이도 날 것입니다. 그렇다고 고기가 사라졌나요?
이번에는 명절에 붙이는 전을 한번 떠올려보죠. 명태전에 계란물이나 튀김옷을 잔뜩 입히면 크기도 커지고 반죽 무게가 더해지며 중량도 더 나가게 될 것입니다. 치킨도 다르지 않습니다. 각 사가 추구하는 레시피가 다를 뿐 중량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소비자의 취향이겠지요.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