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 조기진단과 치료의 열쇠가 될 미래 혁신 기술로 꼽히는 '메티컬 트윈(Medical Twin)'. 개인의 신체 장기 데이터를 인식시켜 똑같이 만든 가상의 장기를 가상공간에 구현함으로써 모의시험을 통해 개인 맞춤형 치료와 조기 진단을 하는 기술이다.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수술 방법, 치료 효과 예측, 약물 부작용 최소화 등 환자의 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미래 의료 패러다임 바꿀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최근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병원장 이재준)은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한국형 '메디컬 트윈' 개발에 최종 선정되면서 의료계 주목을 받았다. 앞으로 미래 의료에 깊이 관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메디컬 트윈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선도모델이 부재한 상황 속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메디컬 트윈'은 4차 산업 발전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에 따르면 글로벌 헬스케어 디지털 트윈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26%로, 2025년이면 24억달러(약 2조9280억원) 규모로 성장으로 전망했다.
특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심장 환자 트윈(Twin) 등을 구축해 임상 모의시험·환자 관리·모의 수술 등에 활용하는 시범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 기술이 활용되면 매년 상당한 규모로 소비되고 증가하는 헬스케어 비용(약 8조8000억 달러)이 줄 것이란 게 프로스트 앤 설리번 예상이다.
이에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메디컬 트윈' 착수 작업을 본격화한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한국인 다빈도 질환에 특화된 메디컬 트윈 기반 의료 예측 기술 개발을 목표로 2022년 7월부터 2026년까지 5년 동안 총 135억 원을 투입할 것을 밝혔고,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이 해당 사업에 선정되면서 45억원의 국비 지원을 받게 됐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은 서울아산병원·한국과학기술원·(주)메디컬아이피·(주)엘엔로보틱스와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국내 의료기관에서는 처음으로 심뇌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의 뇌와 심장혈관 상태를 가상 디지털 공간에 구현, 질환을 실시간으로 진단·예측하는 기술을 통한 실증에 나선다.
구체적으로는 △의료영상 정합 및 멀티피직스 모델링 기반 고정밀 심뇌혈관 트윈기술 개발 △인공지능을 활용한 트윈 제작 가속화 및 질환 진단·예후 예측 성능 향상 △실제 의료현장에 활용 가능한 소프트웨어 개발 및 의료기기 인허가를 최종 목표로 진행할 계획이다.
◆정확한 심뇌혈관질환 예측으로 합병증 최소화
특히 의료계는 심뇌혈관 질환의 경우 △환자마다 다양한 심뇌혈관 해부학 구조를 갖고 있는데다 △허혈과 파열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우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카테터 혈관조영술과 같은 침습적인 검사를 많이 시행하기 때문에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기술이 개발되면 심뇌혈관질환의 정확한 예측 및 혈관 조영 모의실험을 통해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혈관 돌연사 감소 등으로 인한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국내 의료인공지능 산업 활성화 및 해외시장 진출도 기대할 수 있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역시 이번 메디컬트윈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단 각오다. 병원 측은 향후 춘천시와 함께 메디컬트윈을 활용한 인프라 구축 및 지역 의료 서비스 향상의 계기 마련 및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과 지역 사회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첨단 의료 융합 기술을 선도할 예정이다.
다만 국내 메디컬 트윈의 대중화를 위해선 해결해야 할 장애물도 많다. 국가생명공학 정책연구센터는 '헬스케어 디지털 트윈 시장 현황' 보고서를 통해 △병원에서 도입하고 의료진이 진료에 활용하기 위한 보험급여 반영 등 현장에서의 활용 유인 부족과 △활용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개인의료정보 유출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 해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책임자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신경과 김철호 교수는 "이번 사업을 통해 미래 첨단 기술인 메디컬 트윈을 활용해 국민에게 보편적 의료의 기회를 제공하길 기대한다"며 "특히 의료취약지인 강원도 의료서비스 발전에 크게 기여해 강원도민들이 질 높은 의료 혜택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지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ee787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