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음으로는 영화‧비디오 등 영상물 편집자, 마취과 의사 보조사, 판사, 전화교환원 등으로 조사됐다.
O*NET는 미국의 표준직업분류체계와 연계해 각 직업에서 요구하는 필요 역량을 수준별 척도로 제공하는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로 구직자들 입장에서는 가장 큰 공신력을 인정받는 직업정보 시스템이다.
◇가장 스트레스 많은 직업에 ‘비뇨기과 의사’
미국에서 가장 스트레스 많은 것으로 조사된 직업 현황. 사진=O*NET
1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O*NET이 미국에서 가장 흔한 직업 총 873가지를 대상으로 각 직업에 속한 미국인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설문조사를 통해 조사한 결과, 으뜸을 차지한 직업은 비뇨기과 의사였다.
비뇨기과 전문의는 남성의 비뇨생식기와 여성의 비뇨기관을 포함한 비뇨기과 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사로, 스트레스 지수 100점 만점에서 100점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100점 만점에 100점을 얻을 정도로 비뇨기과 의사의 직업적 스트레스가 가장 심한 이유는 비뇨기과 의사로 취업하기 전부터 높은 학력이 요구되는데다 상당한 경력을 갖춘 뒤에야 현업에 진출할 수 있는데다 환자를 매일 만나야 하고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매 순간 어려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비뇨기과 진단 및 치료 대상에 생식기가 포함돼 있어 매우 정밀하게 치료하거나 시술하지 못할 경우 고객의 반발은 물론 송사(訟事)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비뇨기과 의사들이 일상적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극심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잘못된 치료로 환자의 생식기관에 전에 없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해당 의사들에게는 커다란 스트레스로 작용한다는 것.
CNBC는 “실제로 지난 1998년 미국의 비뇨기과 전문 의학저널에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그해 최고 의사로 꼽혔던 11명 가운데 비뇨기과 의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7%가 잘못된 시술을 했다는 이유로 환자들에게 소송을 당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고 전했다.
◇비뇨기과 의사의 역설…연봉도 으뜸
그러나 비뇨기과 의사는 스트레스도 극심한 만큼 처우도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나 이목을 끌었다.
O*NET이 조사한 총 873개 직업 가운데 연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O*NET에 따르면 비뇨기과 전문의의 중위 연봉은 20만8000달러(약 2억7000만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CNBC는 “비뇨기과 의사 다음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것으로 조사된 영상 편집자의 중위 연봉이 6만2680달러(약 80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면서 “스트레스 측면에서는 둘이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처우 수준은 거의 하늘과 땅 차이인 셈”이라고 전했다.
O*NET에 따르면 영상 편집자의 스트레스 지수는 100점 만점에 99점을 기록했다.
이 밖에 마취과 의사 보조사, 법관, 전화교환원이 똑같이 98점을 기록해 공동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중환자 전문 간호사’ ‘산부인과 전문의’ ‘응급 및 재난 관련 상황실 근무자’가 모두 97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마취과 의사 보조사의 중위 연봉은 12만1630달러(약 1억6000만원), 판사는 14만8030달러(약 1억9000만원), 전화교환원은 3만7630달러(약 5000만원), 중환자 전문 간호사는 7만7600달러(약 9000만원), 산부인과 의사가 비뇨기과 의사와 같은 20만8000달러(약 2억7000만원), 응급‧재난 컨트롤타워 근무자가 4만6670달러(약 6000만원)로 매우 들쭉날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