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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앞에선 표현의 자유, 뒤에선 탄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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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앞에선 표현의 자유, 뒤에선 탄압' 논란

트위터, 머스크 전용기 동선 추적해온 美 대학생 계정 ‘은밀히 검열’ 의혹

미국 대학생 잭 스위니가 운영하는 '일론 머스크 전용기 추적 전문' 트위터 계정. 사진=트위터
미국 대학생 잭 스위니가 운영하는 '일론 머스크 전용기 추적 전문' 트위터 계정. 사진=트위터
일론 머스크 트위터 새 총수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유로 가장 내세운 것은 ‘표현의 자유 보장’이었다. 좌우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여론이 공정하게 소통하는 장으로 만들겠다는 것.

최근에는 자신이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 트위터 경영진이 트위터 콘텐츠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얼마나 편향적이었는지, 얼마나 민주당에 기울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라면서 비공개 트위터 내부문건을 잇따라 폭로하고 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선 머스크가 자신의 개인 전세기 동선을 추적해 트위터를 통해 공개해온 미국 대학생의 트위터 계정을 은밀히 검열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따라 머스크가 앞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뒤로는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트위터 사용자를 탄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잭 스위니 “트위터, 머스크 추적 계정 나몰래 검열”


머스크의 전용기 동선을 추적해온 잭 스위니가 11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머스크의 전용기 동선을 추적해온 잭 스위니가 11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12일(이하 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이같은 의혹을 제기한 사람은 머스크의 개인 전세기 동선을 올해부터 트위터에서 공개하면서 유명 인사가 된 미국 대학생 잭 스위니(21).

소프트웨어 개발자이기도 한 스위니는 ‘ElonJet’라는 이름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자신이 개발한 봇(인터넷에서 자동으로 정보를 검색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머스크의 전용기 항로를 추적한 뒤 공개해왔다.

그는 머스크의 전용기를 추척하는 트위터 계정이 큰 인기를 얻자 이 계정을 없애주면 5000달러(약 650만원)를 주겠다는 제안을 머스크로부터 받았다고 지난 2월 주장한 적도 있다.

스위니는 전날 올린 트윗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트위터 직원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다”면서 “제보 내용은 지난 2일부터 내가 운영 중인 머스크 전용기 추적 트위터 계정 ‘ElonJet’의 노출이 매우 심한 수준으로 제한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새 트위터 콘텐츠 관리자로 임명된 엘라 어윈이 노출도를 최대한 낮출 것을 직원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들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트위터 측이 공식적으로 자신에 대해 불이익을 주지는 못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문제의 계정이 노출되는 것을 거의 차단 수준으로 방해하기 시작했다는 얘기인 셈이다.

스위니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트위터 직원의 제보를 받기 전부터 이미 ElonJet 서비스에 비정상적인 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감지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그는 “만약 트위터 계정이 사라지더라도 머스크 전용기 추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텔레그램을 비롯한 다른 소셜미디어에서도 관련 계정을 운영 중이라는 사실을 지난 4월 공개한 바 있다.

◇머스크 ‘한입으로 두소리’ 논란


일론 머스크 트위터 새 총수가 지난 7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일론 머스크 트위터 새 총수가 지난 7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이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트위터 측은 아직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스위니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한입으로 두말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머스크가 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계정 소유주도 모르게 특정한 트위터 계정 자체가 이 계정의 게시물이 잘 노출되지 않도록 은밀히 내리는 조치를 ‘섀도 배닝(shadow-banning)’이라고 하는데 어느 누구보다 머스크 스스로가 이같은 관행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실제로 지난달 7일 올린 트윗에서 자신이 인수한 트위터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내가 트위터에서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것은 심지어 내 전용기를 추적하는 계정마저도 차단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 계정이 내 개인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점을 알면서도 차단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