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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의 ‘트위터 CEO 사퇴 약속’이 의심 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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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의 ‘트위터 CEO 사퇴 약속’이 의심 받는 이유



일론 머스크 트위터 총수. 사진=더버지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트위터 총수. 사진=더버지

트위터를 인수한 뒤 하루도 빠짐없이 논란의 중심에 서온 일론 머스크가 후임자가 나타나면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넘기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자신의 사퇴 문제를 놓고 스스로 트위터에서 설문조사를 벌이는 정면돌파 카드를 선택한 결과 사퇴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뒤 침묵을 이어가자 그가 과연 사퇴할지를 둘러싸고 또다른 논란이 일었으나 결국 설문조사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그러나 그는 ‘후임자가 나타나면’이란 단서를 달아 당장 CEO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말은 후임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약속을 지키고 싶어도 지킬 수 없다는 뜻도 된다.

머스크의 진심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그가 ‘후임자가 나타난다면’이란 조건을 붙인 것이 새로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발언 자체가 후임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불가피하게 자리를 지킬 수 없다며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리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머스크가 붙인 ‘새 CEO 구해지면’ 단서 논란 빚는 이유


일론 머스크가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트윗. 사진=트위터
일론 머스크가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트윗. 사진=트위터


미국의 온라인매체 쿼츠는 머스크가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약속하면서 거론한 새 트위터 CEO의 자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가 제시한 새 트위터 CEO의 자격을 자세히 살펴보면 머스크가 과연 새로운 CEO나 나타나기를 바라는 것인지가 의심스럽다는 것.

더 나아가 오히려 나타나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에 불순한 의도로 이같은 자격을 거론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공지한 내용은 정확히 “트위터의 새 CEO를 맡을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이 있다면 곧바로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것.

그가 '새 CEO를 맡을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보기에 따라서는 익살스러운 표현 정도로 이해할 수 있는 여지도 있지만 반대로 진심이 담긴 표현일 수도 있다는 것이 쿼츠의 해석이다.

그러나 쿼츠가 더 주목하는 점은 이 표현은 머스크의 속내를 드러내는 수많은 방증의 일부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

◇고통 즐기는 사람, 트위터 건재하게 만들 사람, 추락하는 비행기 같은 회사 구할 사람


새 트위터 CEO가 갖춰야 할 자격으로 일론 머스크가 거론한 내용들. 사진=쿼츠이미지 확대보기
새 트위터 CEO가 갖춰야 할 자격으로 일론 머스크가 거론한 내용들. 사진=쿼츠


쿼츠에 따르면 머스크가 새 트위터가 갖춰야 할 자격으로 최근 거론한 내용은 실제로 다양하게 많다.

‘트위터 CEO를 맡을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 외에 머스크가 트위터 트윗을 통해 제시한 요건은 ‘고통을 즐기는 사람’이다.

그가 “평생 모은 돈을 트위터에 갖다 바쳐야 하는데 트위터는 지난 5월 이후 도산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래도 트위터 CEO를 하겠는가”라고 부연설명한 것으로 볼 때 이 요건 역시 새 트위터가 오기를 바라면서 올린 글인지 의심스럽다는게 쿼츠의 주장이다.

세 번째 요건은 ‘트위터를 건재하도록 만들 수 있는 사람'이다. 머스크가 사용한 정확한 표현은 “새 CEO를 찾는게 문제가 아니라 트위터를 건재하도록 이끌 수 있는 CEO를 찾는게 문제”다.

머스크가 거론한 네 번째 자격은 ‘엔진에 불이 붙은 상태로 지상으로 추락하고 있는 비행기와 비슷한 처지의 회사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지난 5월부터 트위터가 경영 위기에 봉착해 언제 도산 위기를 맞을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