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를 부채질 할 것이란 우려에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잇따라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연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이 지난 한해 소비자 물가 추이를 파악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물가 급등은 에너지 분야에서 지난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고 식료품 분야가 그 뒤를 이은 것으로 조사됐다.
◇초‧중‧고 급식비 254% 폭등해 1위
1일(현지시간) 시장정보 조사업체 비주얼캐피털리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물가 상승률을 품목별로 분석한 결과 으뜸을 차지한 것은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급식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초‧중‧고 급식비는 지난 2021년과 비교해 무려 254.1%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많이 물가가 급등한 것은 나머지 교육기관의 급식비와 기업에서 제공하는 급식비로 전년 대비 평균 110.1%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초‧중‧고 급식비가 압도적으로 큰 폭으로 오른 것은 미 농무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대유행 기간동안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지원해온 무료 급식 사업이 지난 6월 종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로 가격이 크게 오른 품목은 선박 연료와 발전용으로 쓰이는 연료유로 전년 대비 65.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 다음은 계란(49.1%), 마가린(47.4%), 자동차 휘발유를 비롯한 수송용 연료유(43.3%), 항공기 요금(36%), 버터(27%) 순으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식료품과 관련한 물가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주도했다는 점을 확인케 했다.
◇혁신 거듭하는 스마트폰 가격 사실상 하락
이와 반대로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가격이 하락한 품목도 있었는데 스마트폰이 23.4% 내린 것으로 나타나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TV(17%), IT 관련 재화(11.5%), 비디오 및 오디오 관련 제품(8.2%), 스테이크용 쇠고기(7.4%), 렌트카 요금(6%), 컴퓨터 및 스마트폰 관련 주변장치(4.4%), 중고차(3.3%) 등이 대표적으로 가격이 내린 품목으로 조사됐다.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스마트폰 가격이 내린 것으로 나타난 것이 특이한데 이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라면서 “실제로 가격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스마트폰의 기술적 수준이 워낙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가가 떨어진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