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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암호화폐 시장, 봄은 언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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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암호화폐 시장, 봄은 언제 올까?

올해 당분간 '칼바람'…내년에도 회복세 불투명
시총 1년간 63% 증발…투자자 70% 이상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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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암호화폐 겨울(Crypto Winter)'로 불리는 코인시장 불경기가 올해에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불경기가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지속될 수도 있다는 비관론을 내놓고 있다.

미국 비트코인 결제 스타트업 라이스트파크의 대표 데이비드 마커스는 올해 신년사서 "암호화폐 겨울은 2023년까지 계속될 것이며 어쩌면 2024년까지도 그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메타 플랫폼스에서 지난 2021년 말까지 블록체인 프로젝트 '디엠'을 총괄했던 블록체인 전문가다.
마커스 대표가 한때 이사직을 맡았던 나스닥 상장 코인 거래소 코인베이스 역시 '암호화폐 겨울'이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연말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 업계 내적 문제에 미국의 긴축 정책 등 외적 문제가 겹쳤다"며 "암호화폐 겨울은 적어도 2023년 말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암호화폐 통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거래가는 지난해 4월 최고 5629만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11월 초 약 63% 낮은 2100만원대까지 떨어졌고 2개월 가까이 비슷한 가격이 이어지고 있다. 올 초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약 1024조원으로 지난해 최고점인 2821조원과 비교하면 63.7% 떨어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022년 초는 해도 유명인들이 저마자 디지털 NFT(대체불가능토큰)을 홍보하고 '슈퍼볼(미국 프로 풋볼 결승전)'을 블록체인사들이 대거 후원하는 등 전례없는 호황기였다"며 "좋은 시절은 암호화폐 겨울과 함께 막을 내렸고 시장은 겨울을 넘어 빙하기로 향하고 있다"고 평했다.

비트코인의 2022년 거래가 차트. 사진=코인마켓캡이미지 확대보기
비트코인의 2022년 거래가 차트. 사진=코인마켓캡

암호화폐 불경기 장기화의 직접적 뇌관은 지난해 11월에 벌어진 FTX 사태다. 당시 세계 4위 안에 드는 코인 거래소로 꼽혔던 FTX는 암호화페 전문지 코인데스크로부터 재무 불건전성 문제를 지적받은 후 열흘만인 11일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5월 암호화폐 테라(LUNA) 폭락 사태, 7월 암호화폐 대출업체 셀시우스 네트워크의 파산 등이 지난해 대표적인 악재로 꼽히며, 이 외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등으로 인한 세계적 경기 침체도 암호화폐 시장 경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의 불경기는 수많은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졌다. 싱가포르 소재 블록체인사 트리플A의 지난해 11월 발표 따르면 세계 인구 중 4.3%에 해당하는 3억200만명이 암호화페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으로 한정하면 전 인구의 13.8%인 4600만명이 코인 보유 경험이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암호화폐에 투자한 이들 중 73%는 투자 손실을 입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018년부터 암호화폐 시장에 투자해온 캐나다 마케팅사 직원 대랙 그로브화이트와 인터뷰했다. 앞서 거론된 테라, 셀시우스 네트워크와 FTX 사태에서 모두 돈을 잃은 그는 "40만달러(약 5억원)에 가까웠던 돈이 4년만에 1/10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달 말 발표한 소비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 중 82.7%가 코인 투자 경험이 있다. 코인 투자 경험자 중 손해를 본 사람은 71.1%다. 전체 은행 고객 중 58.8%가 코인 투자로 손실을 본 셈이다.

서울 서초구 소재 빗썸 고객지원센터 내부 전경.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서초구 소재 빗썸 고객지원센터 내부 전경. 사진=뉴시스

암호화폐 시장의 단기적 전망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암호화페 전문지 코인텔레그래프는 "올 1분기 비트코인 가격의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정확히 반으로 나뉘었다"며 "약세장은 이미 끝났다는 견해도 있는 반면, 최악의 경우 1만달러(약 1272만원)까지 내려가리란 관측도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의 정석문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의 암호화페 시장은 단기적 추세를 전망하기 너무나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 상반기 안에 한 번은 저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1년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아, 그때가 저점이었구나'하고 깨달을 정도로 까다로운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블록체인 전문 유튜버로 활동 중인 웬디 오(Wendy O) 칼럼니스트는 암호화폐 반등의 필요 조건이 세계 경제의 안정화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암호화페는 기본적으로 투기성이 강한 자산"이라며 "음식 값도, 가스비도 낼 돈도 없는데 암호화폐에 투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타임지는 4년 주기로 이뤄지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암호화폐 시장을 되살리는 신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2009년 론칭된 이래 약 4년 주기로 채굴 보상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마지막 반감이 2020년에 이뤄진 만큼 다음 반감기는 2024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암호화폐 자산 관리 앱 '샌드뱅크' 개발사 DA그라운드의 백종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015년이나 2018년에도 비트코인 거래가가 고점 대비 80% 이상 하락했지만, 결국 암호화폐 시장은 부활했다"며 "몇 달 안에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2024년에는 지금보다 더 높은 가격에 암호화폐들이 거래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