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넥슨이 지난해 11월 지스타 시연 부스에서 선보인 4개 차기작 중 하나다. 다른 3개 게임중 '데이브 더 다이버'는 지난해 이미 얼리 억세스(앞서 해보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비노기 모바일'과 '퍼스트 디센던트'는 정확한 출시 시점이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지스타에서 시연에 참여한 참관객들의 반응도 전반적으로 좋았다. 당시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원작의 조작감과 주행감이 살아있으면서 그래픽은 훨씬 나아졌다", "기존 팬들이 굳이 플레이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이라며 호평했다.
넥슨은 지난달 11일, 원작 '카트라이더'의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내 매체에서 "2023년 상반기 안에 카트라이더 서비스가 종료될 전망"이란 보도가 나온 후 이틀만의 일이었다. 이후 서비스 종료일을 오는 3월 31일로 확정했다.
이용자들은 이러한 서비스 종료 소식이 갑작스러웠다고 받아들였고, 넥슨 판교 사옥 앞에서 서비스 종료 반대 트럭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이에 넥슨은 이달 5일 '디어 카트라이더' 온라인 쇼케이스를 열고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재윤 '카트라이더' 총괄 프로듀서(PD)는 이 자리에서 최근 12개월동안 과금한 재화를 기간에 따라 환불하는 등의 지원책을 내놓았다. 또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e스포츠 리그로 기존 카트라이더 리그의 명맥을 이어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추억이 다시 이어지길 바란다", "새로운 출발 응원하겠다"는 등 대체로 긍정적이다. '카트라이더' 전문 크리에이터들 역시 조재윤 총괄 PD에게 "정말 수고 많으셨다", "그동안 감사했다"는 등의 말을 남겼다.
카트라이더 프로 대회 14관왕을 기록한 전설적인 전 프로게이머 문호준은 개인방송을 통해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 소식에 서운한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애초에 수익성을 추구하지 않은 게임이었던 만큼 회사로선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첫 신작으로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핵심 목표는 매출 증대보다는 이용자 저변 확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작이 이미 흥행했던 아시아 지역이 아닌 서구권 시장에서의 성과가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조재윤 PD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운영에 있어 페이 투 윈(P2W)·캡슐형 아이템·확률형 아이템 등 3가지를 배격하는 '3No' 기조, 국내외 이용자들과의 형평성 있는 소통, e스포츠 대회 글로벌화 등을 약속했다.
콘솔 게임을 오랜 기간 즐겼다고 밝힌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캐주얼 레이싱으로서 '마리오 카트' 시리즈 외 경쟁작이 없다는 것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닌텐도의 '마리오 카트' 시리즈 최신작 '마리오 카트 8'은 누적 판매량 4800만장을 넘긴 히트작이나, 닌텐도 스위치 독점작으로 타 플랫폼에선 이용할 수 없다.
조재윤 총괄 PD는 "카트라이더는 서구권에서는 신작에 가까운 인지도를 지닌 IP"라면서 "비공개 테스트 등을 통해 서구권 이용자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있으며 게임을 검증하는 시간을 거쳐 서구권에 도전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호준 선수는 "지금으로서 소원이 있다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글로벌적으로 대박이나서 '일찍 원작 서비스 종료하길 잘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기왕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면 드리프트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완벽한 게임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