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업체 애플과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후신 메타플랫폼스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상징하는 IT 기업이다. 아울러 미국 직장인이 가장 선망하는 기업 명단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해왔던 직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애플과 메타의 명성에 강한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최근 미국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기업을 파악한 결과 이들의 평판이 심각한 수준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구인구직 플랫폼인 글래스도어가 글래스도어를 이용하는 미국 직장인들의 의견을 취합해 최근 발표한 ‘2023년 가장 선망하는 미국 100대 직장’ 보고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애플‧메타, 가장 선망하는 100대 직장 명단서 아예 사라져
글래스도어의 보고서 내용에 대해서는 충격적이란 말까지 나온다. 미국 직장인이 가장 선망하는 100대 직장 리스트에서 두 기업의 이름이 아예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견된 일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21년 조사에서 31위를 기록했던 애플은 지난해 56위로 떨어진 끝에 이번 조사에서 100위 밖으로 밀려났고 2021년 조사에서 11위를 차지했던 메타는 지난해 47위로 떨어진데 이어 이번에 명단에서 자취를 감춘 셈이라서다.
글래스도어의 조사는 글래스도어를 이용하는 미국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기업와 관련해 익명으로 올린 글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10월 17~19일 이뤄졌다. 1000명 이상의 근로자를 둔 수천개 업체를 대상으로 분석이 진행됐고 이 가운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100개 기업을 글래스도어가 간추렸다.
대니얼 자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애플과 메타 같은 초일류 기업이 이번 순위에서 사라진 것은 매우 눈에 띄는 사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애플의 경우 글래스도어가 15년 전 이 조사를 시작한 이래 늘 상위권을 장식했고 메타의 경우도 2011년 이후 상위권에 올랐다”면서 “애플과 메타가 갑자기 나쁜 직장이 됐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선망하는 직장을 둘러싼 경쟁이 그만큼 치열했던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위 엔비디아, 5위로 내려앉아
PC와 노트북에 들어가는 그래픽카드(GPU)를 설계하는 미국 반도체 업체로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엔비디아는 이번 조사에는 5위로 미끄러졌고 엔비디아의 자리는 실리콘밸리에 소재한 고객서비스 솔루션 업체 게인사이트가 꿰찼다.
이밖에 세계 최대 포털사이트 구글이 8위(지난해 7위)에 이름을 올렸고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소프트는 13위(지난해 28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글래스도어가 영국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최고의 직장’으로는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가 으뜸을 차지했고 캐나다와 프랑스에서는 구글이, 독일에서는 역시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앤컴퍼니가 그 나라의 직장인들 사이에서 가장 선망하는 직장으로 꼽혀 경영 컨설팅 관련 기업이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