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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물가 잡히기 시작했다…연준, 인플레 전쟁서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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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물가 잡히기 시작했다…연준, 인플레 전쟁서 '절반의 성공'

12월 PCE 5%로 내림세
임금상승률 둔화에 고무
美 경제 조심스런 낙관론

미국 연준이 물가 통제에는 성공했지만 노동 시장 강세 현상이 여전해 물가 잡기 노력이 절반의 실패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준이 물가 통제에는 성공했지만 노동 시장 강세 현상이 여전해 물가 잡기 노력이 절반의 실패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3월부터 연쇄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는 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가가 최근 반년 동안 확실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 시장 강세 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 연준의 물가 잡기 노력이 ‘절반의 실패’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월가에 팽배해 있다. 현재 3.5%인 실업률이 더 오르고, 인력난에 따른 임금 상승이 멈춰야 비로소 안심할 수 있다는 게 연준의 판단이다.

지난해 1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5%로 내려감에 따라 연준과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미국 경제 진로를 놓고 조심스럽게 낙관론을 개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최근 “소프트 랜딩(연착륙)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약간 커졌다”고 말했다. 연준 내 매파를 대변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착륙 전망이 현저하게 밝아졌다”고 평가했다. 제러드 번스타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도 “연준이 소프트 랜딩이라고 부르고, 우리(정부)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이라고 부르는 타당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길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올해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침체 위험에 근접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매튜 루제티 도이체방크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지출 엔진이 꺼질 위험이 남아있다”면서 “미국이 올 하반기에 가벼운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PCE 가격지수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참고하는 물가 지표이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5.0%, 전월보다 0.1% 각각 올랐다. 이는 11월 PCE 가격지수 5.5%보다 오름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최근 15개월 만에 최소폭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에는 PCE 지수가 7%에 육박했으나 최근 6개월간 꾸준히 내림세를 보인다.
특히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4%, 전월보다 0.3% 각각 올랐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 기록이다. 연율 기준으로는 최근 3개월간 이 지수가 평균 3.2% 올랐다.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5%로 내려간 데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는 6.2%로 급락했다. 이는 11월 상승폭(7.3%)에서 1%포인트 이상 낮아진 것이고, 최근 9개월 사이 최저 수준이다.

연준은 물가 하락과 함께 임금 상승 둔화에 고무돼 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4.6% 각각 늘어나 시장 전망치(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0%)를 밑돌았다. 전년 대비로는 지난 2021년 여름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다. 그러나 미국의 임금 상승률은 연준의 기대치보다 여전히 높다. 기업은 인건비가 오르면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해 소비자들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된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에서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약 1%가량 높다. 미국의 지난해 6월에 소비자물가지수가 40년 만에 최고치인 9.1%까지 올랐다가 12월에 6.5%로 내려갔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모든 미국 노동자의 주간 임금 중간값은 1년 사이에 7.4%가 올랐다. 지난해 4분기에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7.1%가 올랐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하면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0.3%포인트 높았다.

CNN 비즈니스는 30일(현지 시간) 올해 1월 시간당 평균임금이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4.3% 늘어났을 것이라고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임금 상승률이 지난해 11월에 5.1%, 12월에 4.6%를 기록한 데 이어 지속해서 내려가게 된다. 이 매체는 “노동 시장의 추세를 보면 미국이 아직 심각한 침체에 빠질 위험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