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5%로 내려감에 따라 연준과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미국 경제 진로를 놓고 조심스럽게 낙관론을 개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최근 “소프트 랜딩(연착륙)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약간 커졌다”고 말했다. 연준 내 매파를 대변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착륙 전망이 현저하게 밝아졌다”고 평가했다. 제러드 번스타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도 “연준이 소프트 랜딩이라고 부르고, 우리(정부)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이라고 부르는 타당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길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PCE 가격지수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참고하는 물가 지표이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5.0%, 전월보다 0.1% 각각 올랐다. 이는 11월 PCE 가격지수 5.5%보다 오름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최근 15개월 만에 최소폭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에는 PCE 지수가 7%에 육박했으나 최근 6개월간 꾸준히 내림세를 보인다.
연준은 물가 하락과 함께 임금 상승 둔화에 고무돼 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4.6% 각각 늘어나 시장 전망치(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0%)를 밑돌았다. 전년 대비로는 지난 2021년 여름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다. 그러나 미국의 임금 상승률은 연준의 기대치보다 여전히 높다. 기업은 인건비가 오르면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해 소비자들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된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에서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약 1%가량 높다. 미국의 지난해 6월에 소비자물가지수가 40년 만에 최고치인 9.1%까지 올랐다가 12월에 6.5%로 내려갔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모든 미국 노동자의 주간 임금 중간값은 1년 사이에 7.4%가 올랐다. 지난해 4분기에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7.1%가 올랐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하면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0.3%포인트 높았다.
CNN 비즈니스는 30일(현지 시간) 올해 1월 시간당 평균임금이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4.3% 늘어났을 것이라고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임금 상승률이 지난해 11월에 5.1%, 12월에 4.6%를 기록한 데 이어 지속해서 내려가게 된다. 이 매체는 “노동 시장의 추세를 보면 미국이 아직 심각한 침체에 빠질 위험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