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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연준 금리 올려도 일자리 남아도는 美 노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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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연준 금리 올려도 일자리 남아도는 美 노동시장

5개월 만에 채용 공고 1100만 건 재돌파 파장

채용 인터뷰를 기다리는 미국의 구직자들. 사진=바이오 스페이스이미지 확대보기
채용 인터뷰를 기다리는 미국의 구직자들. 사진=바이오 스페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한 노동 시장과의 싸움에서 아직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현재 3.5%인 실업률이 더 오르고, 인력난에 따른 임금 상승이 멈춰야 비로소 안심할 수 있다는 게 연준의 판단이다. 연준은 이를 위해 금리를 지속해서 올리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개인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가 줄어 경기가 위축되고, 실적 악화를 우려한 기업이 해고에 나서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물가가 내려간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상이 아직 노동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Jolts(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채용공고는 1100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당시의 1044만 건보다 56만 건 정도 증가한 것이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최대 증가치이고, 5개월 만에 다시 1100만 건을 재돌파한 것이다. 블룸버그 등이 분석한 시장 전망치는 1030만 건이었으나 이보다 70만 건 이상 증가했다. 미 노동부는 11월 수치종전의 1045만 8000 건에서 1044만 건으로 약간 낮췄다.
전체 고용 및 채용공고에서 채용공고 수치를 보여주는 비율은 6.7%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6.4%보다 늘었고, 전년 동월 7.1%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실제 채용은 616만 건으로 전월 603만 건보다 약간 늘었다. 고용에서 채용 수치를 나타내는 고용률은 4.0%를 나타내 전월 3.9%보다 올랐다.

12월 전체 퇴직 건수는 590만 건으로 전월 583만 건과 비슷했다. 퇴직 비율은 3.8%로 전월과 같았다. 이직자 수는 410만 건으로 11월과
비슷했다.자발적 이직자 비율은 2.7%로 11월과 같았다. 해고는 150만 건으로 전월 141만 건보다 늘었고, 해고 비율은 1.0%로 전월 0.9%보다 약간 올랐다.

미국에서 지난달 현재 구직자 1명당 1.9개의 일자리가 남아돌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당시의 1.7개보다 늘어난 것이고, 거의 사상 최고치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구직자 한 명당 평균 1.2개의 비어 있는 일자리가 있었다.

구직자보다 일자리가 거의 2배가량 많다는 것은 인력난이 그만큼 심하다는 뜻이다. 기업이 부족한 일손을 메우려면 봉급을 인상해야 기존 직원의 이탈을 막고, 신규 직원을 충원할 수 있다. 봉급이 오르면 이것이 ‘임금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그렇지만, 미국에서 마침내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낮아졌다.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임금 상승률(ECI)은 5.1%로 집계됐고,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5%를 기록했다. 이제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낮아지면 금리 인상 폭을 줄이는 연준의 속도 조절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2022년 4분기 고용 비용 지수(EIC)는 전기 대비 1.0% 상승했다. 미 노동부는 4분기 ECI가 3분기 1.3% 상승 폭보다 줄었다고 발표했다. 4분기에는 임금 상승률이 감속하면서 시장 예상치 1.1%를 밑돌았다.지수는 전년 동기보다는 5.1% 상승했다. 3분기에는 5.0% 올랐다.

고용 비용의 70%를 차지하는 4분기 임금은 전분기보다 1.0% 오르는 데 그쳤다. 고용 부문을 비롯한 물가 상승세 지난해 4분기 들어서 둔화세를 보였다. 미국에서 물가가 최근 반년 동안 확실한 내림세를 보인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4.6% 각각 늘어나 시장 전망치(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0%)를 밑돌았다. 전년 대비로는 지난 2021년 여름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에서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약 1%가량 높다. 미국의 지난해 6월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년 만에 최고치인 9.1%까지 올랐다가 12월에 6.5%로 내려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