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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니그룹 사태, 인도 탄소배출 감축계획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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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니그룹 사태, 인도 탄소배출 감축계획 '악영향'

인도 정부 지나친 아다니 의존으로 잠재적 위험 노출

인도 억만장자 아다니 그룹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 억만장자 아다니 그룹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 사진=로이터
억만장자 가우탐 아다니의 위기가 곧바로 인도 정부의 야심찬 탄소배출 감축 계획에 부정적 파장을 불러 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도 정부가 인도의 가장 부유하고 강력한 민간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그 잠재적인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야후 파이낸스 등 외신이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다니의 녹색 에너지 인프라 700억 달러 투자 약속 등 인도의 유력 기업가들은 지금까지 에너지 전환 추진에 인도 정부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지출하기로 공언해왔다.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 JSW 그룹의 사잔 진달(Sajjan Jindal), 타타 그룹 등 거대 에너지 기업들도 더 깨끗한 미래로의 전환을 위해 앞다퉈 지지입장을 표명해 왔다.

그러나 힌덴버그 리서치의 아다니 그룹관련 회사들에 대한 의혹 제기는 대규모 녹색 에너지 투자 등 회사의 미래 전망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아다니 그룹의 재생 에너지 부문인 아다니 그린(Adani Green)에 대한 문제 제기 등 현재 다른 대기업들로 확산될 위험에 처했다. 뿐만 아니라 힌데버그 리서치는 인도의 기업 지배 구조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인도 뉴델리 정책연구센터의 아시니 스와인 연구원은 아다니 그룹이 인도 청정 에너지 산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기 때문에 이번 사태를 계기로 투자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세 개의 관련 회사들은 우리의 목표달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다른 기업들이 있고, 더 많은 기업들이 앞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 정부의 탄소배출 넷제로 목표라는 미래 기후환경 청사진은 중국보다 10년, 유럽보다 20년 늦은 2070년을 목표 시한으로 본다. 인도는 에너지 부족 현상 완화를 위해 석탄 발전소를 계속 확충할 것이며, 이로 인해 화석 연료 사용을 옹호하면서도 동시에 탈탄소 정책에도 전념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인도 정부의 목표 달성에 2030년까지 현재 수준의 약 3배인 연간 16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 외국인 직접 투자는 성장하고 있지만 현재 약속의 일부로만 남아 있다. 아다니 그룹의 급속한 몰락은 인도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더 광범위하게 약화시킬 수 있으며, 녹색 자금 조달을 위해 인도로의 자본 유입을 억제할 수 있다.

이 격차는 인도 정부의 녹색 목표 달성을 위한 민간 부문 의존도가 높음을 보여준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 자본이 필수지만, 인도 정부의 목표 달성에 필요한 순수 재정 규모는 인도 부유층과 호황 중인 기업들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다.

민간 기업 경영진들은 이 분야가 미래 수익성이 높은 최고 산업이 될 것으로 보아 지금까지 기꺼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수행해 왔다. 아다니와 릴라이언스의 암바니는 거대 제조 공장과 세계 최대 프로젝트 중 일부를 새로 발표하면서 동시대 억만장자들은 끊임없이 서로를 견제하며 인도의 유일한 최대 녹색 부문 투자자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아다니는 종종 모디 인도 총리의 개발사업 목표에 자신의 사업을 끼워 맞추며 힌덴버그 리서치의 사기 혐의를 인도 본국에 대한 공격으로 특징짓고 있다. 동시에 라즈 쿠마르 싱 인도 전력부 장관은 지난 2일 인도의 탈탄소 의제를 추진할 수 있는 12개 이상의 대기업이 있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아다니 그룹 사태에 대한 모디 총리의 공개적인 언급은 없지만, 정책 당국은 아다니 그룹 논란이 국내 경제로 파급되고 외국인들의 인도에 대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개입에 나섰다.

아다니 회장은 인도 석탄 산업 부흥을 등에 업고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였고, 자신을 새롭고 실험적인 녹색 기술의 선도적인 옹호자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인도를 청정 연료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전국에 걸쳐 거대한 태양광 및 풍력 제조 센터를 계획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녹색 수소 공급망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환경 옹호자들은 아다니 및 그의 회사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친환경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아다니는 세계적인 연료 공급 경색 속에서 모디 총리가 자국민들에게 신뢰할 수 있게 더 많은, 더 싼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공약하면서 지난해 석탄 생산량 증대에 매진했다. 강력한 기업 캠페인을 전개하는 활동가 그룹 섬오브어스(SumOfUs)에 따르면 아다니 그룹의 석탄 채굴 작업이 전세계 석탄 발생 CO₂ 배출량의 최소 3%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재생 에너지 회사 구린 에너지(Gurin Energy)의 최고 경영자인 아사드 라주크는 "인도는 아다니를 넘어서 움직인다. 인도의 에너지 전환에서 그들의 역할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인도의 에너지 전환을 한 그룹의 관점이나 시장 지배력과 혼동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국가 전력에너지원 믹스(혼합)에서 화석 연료 비중을 현재 57% 이상에서 50%로 줄일 계획이다. 인도는 2025년까지 가장 오염이 심한 화석연료 수요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전히 석탄 발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지금 아다니 사태가 단기적으로 가장 즉각적인 결과는 억만장자가 더 이상 녹색성장을 내걸고 자금을 모으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는 점이다. 재생에너지 개발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아다니 그린에너지의 부채에 대한 공개적인 질문도 있었다. 추산에 따르면 아다니 그린에너지의 자본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3월말 회계연도 결산 95.3%까지 치솟았다. 이후 88.5%로 약간 감소했지만 동종 업체들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아다니 그린에너지는 재무 상황이 취약해 그룹사 중 자금조달 위험이 가장 높다며 내년 만기 도래 채권액이 12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아다니 그린에너지의 9월 현재 현금 보유량으로는 단기 부채 만기를 감당할 수 없다"고 전했다.

호주 시드니 소재 기후에너지 금융연구소 소장인 팀 버클리는 "이번 사태가 아다니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이다"며 "많은 서양 자본들이 이제 아다니 그룹을 피할 것이다. 서구 자본, 특히 녹색 자본과 ESG 자본에 대한 아다니의 접근성을 크게 제약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