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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리튬이온 배터리 ‘자가 방전’ 해결 방법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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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리튬이온 배터리 ‘자가 방전’ 해결 방법 찾아냈다

테슬라 지원 받는 캐나다 댈하우지대 연구팀, 실험과정서 우연히 발견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전자기기에 속하는 노트북. 사진=댈하우지대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전자기기에 속하는 노트북. 사진=댈하우지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지원을 받고 있는 캐나다 댈하우지대 연구진이 리튬이온 배터리의 대표적인 맹점으로 꼽히는 ‘자가 방전’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관련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마이클 메츠거 댈하우지대학교 물리대기과학과 교수. 이 대학은 세계적인 리튬이온 배터리 전문가로 유명한 제프 단 교수가 있는 것으로 메츠거 교수 역시 단 교수와 함께 테슬라의 연구자금 지원 속에 차세대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테슬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차세대 ‘4680 배터리’의 개발 과정에도 이들이 이끄는 연구팀이 깊숙이 관여했다.

◇배터리 실험과정서 우연히 발견


마이클 메츠거 캐다나 댈하우지대학교 물리대기과학과 교수. 사진=댈하우지대
마이클 메츠거 캐다나 댈하우지대학교 물리대기과학과 교수. 사진=댈하우지대


6일(현지시간) 전기차 전문매체 테슬라라티에 따르면 메츠거 교수는 최근 미국전기화학회(ECS) 회보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자가 방전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을 실험 과정에서 우연히 찾아냈다고 밝혔다.

자연 방전으로 불리는 자가 방전의 원인이 확인된만큼 관련 업계가 대안을 마련한다면 전기차용 배터리를 비롯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을 한단계 끌어올리는게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모든 배터리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자가 방전에서 자유롭지 않다. 제조상 결함 때문이 아니라 배터리의 특성 때문이다.

특히 충전이 가능한 2차 전지 제품을 대표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 우수한 보존성, 긴 수명 기간 등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어 스마트폰, 노트북 컴퓨터,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보조배터리 등 개인용 모바일 기기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을뿐 아니라 전기차에도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2차 전지와 마찬가지로 리튬이온 배터리는 가득 충전을 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축적된 전기의 양이 줄어드는 것이 단점이다. 특히 겨울보다 여름에 취약한 문제를 안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 분리 테이프


메츠거 교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자가 방전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근본 원인은 규명된 적이 없다”면서 “그러나 우리 연구진이 자가 방전과 관련한 실험을 진행하던 중 우연하게 자가 방전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2차 전지의 극판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산업용 테이프, 즉 양극판 절연 및 보호용 테이프에서 자가 방전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다는 것.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전기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를 이동하는 화학적 반응을 통해 전기가 생선되기 때문. 양극재의 리튬이온이 음극재로 이동하며 배터리가 충전되고 음극재의 리튬이온이 양극재로 돌아가며 방전되는 식이다.

메츠거 교수는 “이때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서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해주는 전해질과 양극과 음극이 서로 닿지 않게 해주는 분리막이 필수적으로 필요하고 테이프나 필름 형태로 분리막을 만들어 사용하는데 분리막으로 사용되는 테이프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면서 실제로 전류가 흐르지 않아도 배터리가 자체적으로 방전되는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자연 방전을 일으키는 화학 반응은 기상작용 등 외부환경의 작용에 의해 또는 내적인 열화요인에 의해 일어나는 성능 저하를 의미하는 ‘열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메츠거 교수팀은 분리막을 만드는데 흔히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소재에서 현상이 일어났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상업적 의미 큰 발견


메츠거 교수팀은 “PET 소재는 밀도가 높고 단열성이 뛰어나 그동안 사용돼왔다”면서 “최소한 이 소재를 다른 소재로 변경하는 것으로도 자가 방전량을 상당한 정도로 줄이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메츠거 교수는 “이번 발견은 상업적으로도 매우 큰 의미를 갖는 발견”이라면서 “비록 작은 발견으로 보이지만 이를 토대로 대안이 마련된다면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을 확실히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