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홈쇼핑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으나 CJ온스타일만 외형과 내실 성장을 동시에 이뤄 주목 받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J·GS·현대·롯데 등 홈쇼핑업체는 지난 4분기 대부분 아쉬운 실적을 받아 들었다. 눈에 띄는 것은 성적표의 내용이다. 홈쇼핑 3사는 전형적 코로나 특수 거품이 빠진 형태의 실적을 냈으나 CJ온스타일은 콘텐츠·상품차별화 효과로 유일하게 좋은 성적을 냈다.
실제로 GS샵의 4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1.9% 감소한 3205억원에 그쳤다. 다만, 영업이익은 584억원으로 판관비 절감, 세금 환급 등을 통해 192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홈쇼핑 매출은 5171억원으로 4.2% 줄었다. 영업이익은 22.7% 하락한 18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홈쇼핑 4분기 매출은 9.2% 감소한 2740억원,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전년 130억원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반면, CJ온스타일은 엔데믹 영향에도 불구, 독보적으로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4분기 매출은 3769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0.6%) 증가했고 영업이익이 16.2% 신장한 342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팬데믹 기간 고성장한 실적을 뛰어넘기에는 업황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CJ온스타일은 이를 깬 반전의 호실적을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업계에 있어 4분기는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적은 여행상품 위주의 판매가 늘면서 매출 성장에 어려움이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매출은 편성 영향을 많이 받는데, 4분기는 외부 활동 및 여행 수요 증가로 여행쪽 상품이나 렌터카 편성이 많았다”라며 “마진이 낮은 상품 비중이 많아지면서 매출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패션, 건강식 등 고마진 상품 비중 감소와 엔데믹 영향에 따른 온라인 매출 감소로 전체 매출이 줄었다”며 “TV 송출수수료로 늘어 실적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차별화가 가른 성적표…올해도 치열할 콘텐츠 경쟁
CJ온스타일은 경쟁사와 달리 패션을 비롯한 고마진 상품이 잘 팔렸다. 편성과 플랫폼 전략, 차별화된 상품이 이뤄낸 효과다.
뷰티, 건강기능식품 등 고수익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 및 운영구조 효율화 병행과 패션 신상품 론칭 및 편성 전략 강화를 통해 F/W 시즌 성수기 효과를 극대화해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와의 시너지도 컸다. 경쟁사보다 예능을 비롯한 커머스 콘텐츠를 먼저 선보이며 일찍이 자리 잡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브라이언이 출연하는 ‘브티나는 생활’과 현영의 ‘현영한 초이스’ 등 엔터 협업을 통한 콘텐츠 커머스가 자리를 잡으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며 “특히 4분기는 이러한 콘텐츠르 티비와 동시 송출해 시너지가 있었다”고 전했다.
업계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외부 활동의 늘며 온오프라인 채널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녹록치 않은 업황을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장기화된 경기 침체가 소비심리까지 위축시켜 업계의 고민이 큰 상황이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자 구매력이 전체적으로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적 개선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뛰어넘기 위해서 홈쇼핑업체들은 상품 차별화와 라이브커머스 확대를 통해 수익성 회복에 힘쓸 예정이다. 단독브랜드를 강화해 상품 경쟁력을 키우고 자체 IP 육성해 콘텐츠도 강화할 방침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엔데믹 트렌드에 맞는 색조를 비롯한 뷰티 상품을 강화하고, 타사에 없는 단독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캐릭터 사업을 비롯한 신사업도 속도를 내 실적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