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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아마존, 셀러 매출 '절반 이상' 수수료로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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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아마존, 셀러 매출 '절반 이상' 수수료로 챙겼다

아마존 일반셀러의 매출액에서 아마존에 내는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 추이. 사진=마켓플레이스펄스이미지 확대보기
아마존 일반셀러의 매출액에서 아마존에 내는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 추이. 사진=마켓플레이스펄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즉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 팔리는 물건은 플랫폼을 운영하는 아마존 측에서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대개의 오픈마켓과 마찬가지로 아마존에 물건을 올리는 경우는 크게 두가지라서다. 아마존이 직접 판매하는 경우와 서드파티, 즉 아마존이 아닌 일반 업체들이 판매하는 경우로 갈린다.
아마존이 직접 파는 것인지, 서드파티에서 파는 것인지는 검색하는 제품의 가격 정보 밑에 적시돼 있는 판매 및 배송 업체를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에 아마존이 표시돼 있으면 아마존이 직접 올린 제품이고 아마존이 아닌 다른 업체의 이름이 적혀 있으면 서드파티가 올린 제품이다.

다만 아마존에서 물건을 검색하면 광고료를 낸 제품이 가장 먼저 노출되고 아마존이 직접 판매하는 물건들이 그 다음으로 뜨며 서드파티 업체에서 올린 제품이 그 다음으로 검색되는 식이다.
그럼에도 서드파티가 일으키는 매출은 아마존 전체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서드파티 업체 입장에서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라는 이점을 누릴 수 있고 아마존 입장에서는 직접 판매하지 않더라도 아마존 이용 수수료, 광고비, 아마존 물류서비스 이용료 등 각종 수수료를 서드파티로부터 챙길 수 있는 공생 관계로 운영돼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드파티 업체 입장에서는 여전히 문제가 있다. 이 수수료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서드파트 업체에 물리는 수수료는 그동안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는데 급기야 최근 들어 50% 선을 돌파한 것으로 드러나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서드파티 업체가 아마존에서 물건을 한개 팔 때마다 아마존이 챙겨가는 수수료가 물건 값의 50%를 넘어섰다는 얘기다.

◇서드파티 수수료 부담 2016년 35.1%→2022년 51.8%


지난해 기준으로 아마존 서드파티 업체들이 항목별로 부담하는 수수료 현황. 사진=마켓플레이스펄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기준으로 아마존 서드파티 업체들이 항목별로 부담하는 수수료 현황. 사진=마켓플레이스펄스


13일(이하 현지시간) IT매체 기즈모도 등 외신에 따르면 이같은 사실은 미국의 전자상거래 분석업체 마켓플레이스펄스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확인됐다.

아마존에서 활동하는 서드파티 업체들을 대상으로 얼마나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다.

보고서는 “아마존은 지난 2016년부터 서드파티 업체들에게 물리는 각종 수수료를 인상해왔는데 최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서드파티 업체가 올리는 매출의 50% 이상이 각종 수수료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 2016년 기준 매출액 대비 수수료 비중은 35.1%였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51.8%로 크게 증가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제품 광고비 명목 수수료 최대 15%, 물류창고 이용료 20~35%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이 아마존에 내는 수수료는 크게 광고비, 아마존 물류창고 이용료, 아마존 이용 수수료 등 세가지로 나뉘는데 최근 조사한 결과 이들이 아마존에서 올리는 매출에서 광고비로 최대 15%, 물류창고 이용료로 20~35%, 아마존 이용 수수료로 8~15%를 각각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고서는 “아마존은 물류창고 이용과 관련한 수수료를 가장 많이 올린 것으로 확인됐고 공식적으로는 선택사항이지만 사실상 불가피한 경우가 많은 제품 광고비가 올라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서드파티 업체들은 수수료 부담이 커졌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쇼핑이 폭증한데 힘입어 큰 문제 없이 판매활동을 벌여왔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든 이후에는 매출이 반대로 크게 줄어든데다 수수료 부담까지 가중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꾸로 말하면 아마존 입장에서도 매출이 줄면서 수수료를 늘리는 방식으로 손실을 줄이고 있다는 뜻이다.

아마존 대변인은 기즈모도와 인터뷰에서 “수수료 인상 조치는 아마존이 선투자하는 규모에 비례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물류서비스, 제품 광고비 부담 커진 이유


서드파티 업체 입장에서 가장 부담이 커진 것은 아마존의 물류서비스, 즉 아마존 주문처리서비스(FBA) 수수료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 FBA는 아마존에서 주문을 처리하고 배송하고 반품처리하고 고객 서비스까지 다 해 주는 시스템으로 일반 판매자들 입장에서는 선택사항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FBA를 이용하는 경우의 매출과 그렇지 않은 경우의 매출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FBA를 통해 판매해야 매출을 제대로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대다수 서드파티 업체들은 수수료 부담을 안고서라도 이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형편인데 아마존은 지난 2020년 이후 FBA 이용료를 매년 인상해온 끝에 지난해엔 이를 더 끌어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일반 셀러들 입장에서 아마존의 광고비가 올라간 것은 온라인 쇼핑몰의 구매전환율과 큰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마존의 제품 광고비는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고 수요에 따라 변동되지만 구매전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광고를 게재하지 않으면 물건이 노출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신규 서드파티 판매자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

이미 자리를 잡은 일반 셀러들은 경우가 다르지만 특히 새로 입점한 서드파티 판매자들의 경우 구매 전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울며겨자먹기로 제품 광고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구매 전환율이란 쇼핑몰에 방문한 잠재 고객 가운데 실제로 구매까지 이어진 고객의 비율로 온라인 쇼핑몰의 구매전환율은 대체로 2%라는 낮은 수준에 그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