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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테라 창업자 권도형, 스위스서 1만 비트코인(BTC) 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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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테라 창업자 권도형, 스위스서 1만 비트코인(BTC) 이체"

테라폼랩스, 1억 달러(약 1300억 원) 비트코인 세탁 의혹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테라폼 랩스(Terraform Labs)와 공동 창업자 권도형(Do Kwon)이 지난해 5월 회사가 파산한 후 비트코인(BTC)을 1만 개 이상 스위스 은행 계좌로 이체했다고 주장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테라폼 랩스(Terraform Labs)와 공동 창업자 권도형(Do Kwon)이 지난해 5월 회사가 파산한 후 비트코인(BTC)을 1만 개 이상 스위스 은행 계좌로 이체했다고 주장했다.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테라폼 랩스(Terraform Labs)와 공동 창업자 권도형(Do Kwon)이 지난해 5월 회사가 파산한 후 비트코인(BTC)을 1만 개 이상 스위스 은행 계좌로 이체했다고 주장했다고 코인텔레그래프와 코인데스크 등 다수 외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EC가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테라 공동창업자 권도형 대표와 테라폼랩스는 2022년 5월 플랫폼 붕괴 이후 플랫폼에서 1억 달러(약 1300억 원) 이상의 비트코인을 세탁했다고 밝혔다.
최근 SEC는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를 일으킨 뒤 도피 중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미등록 증권 매각 등 사기 혐의로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SEC는 소장에서 권 대표가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와 한국에서 사용된 루나 코인의 위험성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투자자들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코인을 사도록 오도(誤導)했다고 강조했다.
소장에 따르면 피고인들이 '테라폼 및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Luna Foundation Guard, LFG)가 암호 자산 플랫폼 계정에서 호스팅되지 않은 지갑'으로 1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먼저 전송했다.

SEC는 "지난 2022년 5월부터 주기적으로 테라폼과 권 대표는 비트코인을 이 지갑에서 스위스에 기반을 둔 금융 기관으로 이체했으며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전환했다"며 "2022년 6월 이후 스위스 은행에서 1억 달러 이상이 인출되었다"고 덧붙였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스위스 금융 규제 기관인 FINMA는 이 사건에 대한 논평을 거부하고 "행정 지원의 맥락에서 국제 당국과 정기적으로 (능동적 및 수동적으로) 협력한다"고 말했다.

SEC는 또 권 대표와 테라가 플랫폼이 붕괴될 당시 시가총액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였던 테라USD(UST) 달러 페그를 인위적으로 복원했다고 밝혔다.

소송장에 따르면, 테라폼랩스 플랫폼은 미국 달러 가격에 1:1로 고정된 테라 스테이블 코인 UST가 2022년 5월 1달러 아래로 떨어졌을 때 제3자에게 "1달러 페그를 복원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UST"를 구매하도록 요청해 안정성과 신뢰성에 대해 투자자를 오도했다.

SEC는 "UST의 가격이 1.00달러 '페그(peg)' 아래로 떨어지고 알고리즘에 의해 빠르게 복구되지 않는 것은 UST와 LUNA에 자산이나 다른 지원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체 테라폼 생태계에 파멸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분석 회사 엘립틱(Elliptic)에 따르면 당시 전 세계적으로 테라USD와 LUNA의 투자자는 약 420억 달러(약 54조 600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테라USD(UST) 토큰과 연결된 자매 토큰인 LUNA 암호화폐의 가치는 지난해 5월 0에 가깝게 급락했다.

SEC는 또한 테라의 붕괴와 관련된 여러 토큰이 규제 범위에 속하는 '암호 자산 증권'이라고 주장했다. SEC에 따르면 이러한 토큰에는 UST, LUNA 및 래핑된 LUNA뿐만 아니라 테라의 미러 프로토콜에서 개발된 MIR 토큰과 엠에셋(mAsset)이 포함됐다.

또 SEC는 "피고인들은 잠재적인 수익을 내세워 이들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자를 모집했다"고 밝혔다. SEC는 "피고는 테라폼의 블록체인, 프로토콜 및 전체 테라폼 생태계의 개발, 유지 관리 및 홍보를 기반으로 암호화폐 자산의 가치가 증가할 것이라고 반복해서 말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테라와 연동된 한국 결제 앱인 차이(Chai)가 "테라폼 블록체인에서 거래를 처리하거나 결제하지 않았다"고 SEC가 보도하면서 테라의 사업 연계도 금융감독 당국의 표적이 됐다. 오히려 테라는 대중에게 차이가 블록체인으로 거래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미 원화를 이용해 현실 세계에서 일어난 거래"를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거래위원회는 "2021년 10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최소 5차례 테라폼 블록체인에서 거래가 전혀 확인되지 않은 날이 하루 이상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차이(Chai) 결제 애플리케이션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테라 붕괴 이후 많은 암호화폐 사용자들이 자금 손실을 비난하고 셀시우스 네트워크와 쓰리 애로우즈 캐피털이 파산하는 등 2022년 암호화폐 폭락 사태 속에서 여러 기업이 부도에 이른 '파급 사건'에서도 자신의 트위터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당국은 테라의 공동 설립자를 추적하기 위해 두 명의 관계자를 세르비아에 보냈다. 권 대표는 한국에서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 검찰은 지난 7일 관계자들이 지난달 31일 세르비아로 출국해 현지 검경과 법무부에 권 대표의 신병 인도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해 4월 말 한국을 떠나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 머물다 9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공항을 거쳐 동유럽 세르비아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은 한국 검찰 요청에 따라 지난해 9월 권 대표 '적색 수배'를 발령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권 대표의 여권도 무효로 했다.


김성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de.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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