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자동차업계가 걱정스레 'Z세대' 바라보는 이유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초점] 자동차업계가 걱정스레 'Z세대' 바라보는 이유

미국의 연령별 운전면허 취득률 추이. Z세대의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 사진=FHA/WP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연령별 운전면허 취득률 추이. Z세대의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 사진=FHA/WP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계가, 적어도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계가 젊은 세대의 소비 패턴에 대해 걱정스럽게 바라봐야 할 흐름이 발견됐다고 미국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보도를 통해 전했다.

WP 보도의 결론은 현재 11~27세에 해당되는 세대를 대체로 일컫는 미국의 Z세대 사이에서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차를 직접 몰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

미래 소비시장의 주역이 될 Z세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굳이 차를 소유하려는 생각이 이전 세대에 비해 매우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뜻이다.

반면 Z세대는 직접 차를 모는 대신 우버 같은 공유차량이나 전기자전거 같은 친환경 이동수단을 이용하는데는 관심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 운전면허 취득률 ‘눈에 띄게’ 감소


WP에 따르면 Z세대의 이같은 추세는 미국의 친환경차 전문매체 그린카콩그레스가 미 교통부 산하 연방고속도로관리국(FHA)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을 벌인 결과에서 확인됐다.

그린카콩그레스가 미국인의 운전면허 취득 추이를 분석한 결과 18세 미국인 가운데 운전면허를 딴 비율이 지난 1983년에는 80%에 달했으나 지난 2018년 기준으로는 61%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여년 사이에 20% 가까이 운전면허 취득률이 줄었다는 뜻이다.

16~17세 청소년의 운전면허 취득률 역시 지난 1997년 기준으로 16세는 43%, 17세는 62%의 운전면허 취득률을 각각 기록했으나 지난 2020년에 와서는 16세는 25%, 17세는 45%로 각각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광활한 국토에 비해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어린 나이 때부터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이 가능하다. 주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고등학교 재학 시절인 16세부터 운전면허를 취득해 운전할 수 있다.

20대의 추이도 크게 다르지 않아 20~25세 미국인 가운데 운전면허를 보유한 비율은 1997년 현재 90%였으나 2020년 기준으로는 80%로 감소했다.

WP는 “Z세대 사이에서는 차를 사 직접 몰고 다니는 것보다는 우버와 리프프 등 공유차량 서비스와 택시를 비롯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더 관심이 많은 경향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반대로 85세 이상 미국인의 운전면허 보유율은 2020년 기준으로 59%를 기록, 1997년의 43%보다 증가하는 등 노년층의 운전 문화는 오히려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가 운전대 잡지 않으려는 이유

Z세대가 이전 세대와 다르게 차에 대한 관심은 적은 반면 대중교통에 대한 관심은 커진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자동차가 일으키는 공해 문제에 대한 생각이 과거 세대에 비해 민감한 것이 주된 것으로 꼽힌다.

이 세대에서 자동차 운전대를 잡는 것보다 차량공유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전기스쿠터와 전기자전거 같은 친환경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의견이 다른 세대에 비해 크게 많은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교통사고에 대한 걱정을 포함해 운전대를 잡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도 Z세대가 운전대 잡기를 부담스러워 하는데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를 비롯한 차량 유지비가 부담스러워 운전대를 피하는 경우도 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차량 유지비가 근년 사이에 14% 가까이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디지털 기술의 눈부신 진화 속에 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획기적으로 확산시킨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 그에 따른 재택근무 문화의 일반화도 큰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 강의를 듣는 일, 게임을 즐기는 일을 비롯해 웬만한 일은 집에서 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굳이 차를 몰고 외출할 일이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는 얘기다.

다만 이들 세대가 나이가 들어서도 같은 생각을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으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면서, 특히 자녀가 생길 경우에는 혼자 이동하는 경우에 비해 차량에 대한 필요성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나이가 들수록 운전대를 잡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상당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